3,925만 원부터, 이 정도면 패밀리카 최고 존엄? || 카니발 HEV 시승기

Verdict

시작 가격 3,925만 원. 충분한 출력, 높은 연비, 넓은 실내 공간… 이정도면 패밀리카 최고 존엄?

GOOD

-3,925만 원부터 최고 5,828만 원까지 모두를 만족시키는 옵션 구성

-신선한 디자인과 쓰기 편해진 실내 구성

-크게 개선한 주행 성능

BAD

-견디기 힘든 주행 중 실내 잔진동

-견디기 힘든 카니발에 대한 주변 인식

-이전 대비 300만 원이나 올라버린 기본 가격

기아 4세대 카니발이 부분변경 버전을 출시했다. 지난 2020년 4세대 첫 출시 이후 3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것. 변화의 폭은 기대보다 크다. 실내외 디자인을 크게 바꾼 건 물론이고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역시 추가했다.

일본차 브랜드의 고유 영역이라 여겼던 ‘하이브리드 미니밴’을 국산 브랜드에서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시승은 카니발 하이브리드가 그들과 비교해 어떤 장점 혹은 어떤 단점을 드러낼지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Design.

최근 기아는 모든 차에 패밀리룩을 적용하고 있다. 전기차인 EV9을 시작으로 별자리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을 적용하는 한편 차체 표면을 매끈하게 처리해 현대적인 느낌과 미래적인 느낌도 함께 담아낸 절묘함을 끌어냈다.

신형 카니발 역시 패밀리룩을 적용해 새로움을 담았다. 동시에 앞선 기아 신차에서 경험한 디자인 요소들로 인한 익숙함도 묻어난다. 덕분에 과감히 커진 헤드램프와 세로형으로 바뀐 리어 램프 등 과감한 디자인 변화에도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되려 안정감이 들 정도다.

실내 변화도 최신 기아 디자인 기조를 따른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체감되는 건 이전 대비 탁 트인 개방감이다. 대시보드 높이를 낮추고 눈에 거슬리는 디자인 요소를 전부 걷어낸 것이다. 아울러 커다란 디스플레이 두 장을 이어 붙여 스티어링 휠 너머에 배치해 각각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로 활용한다. 디스플레이 품질은 높은 해상력과 주사율로 첨단 느낌을 물씬 풍기고 말끔한 글씨체와 인터페이스 배치로 활용성과 시인성을 동시에 챙겼다.

특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최신 버전(ccNC)을 적용해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발전했다. 아울러 시네마 모드에 진입하면 웨이브와 왓챠, U+모바일TV 등을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게다가 얼마전 업데이트를 통해 유튜브 감상도 가능해졌다.

실내 공간은 미니밴답게 상당히 넓다. 시승차는 7인승이라 2열에 다이내믹 바디케어시트를 적용해 넓은 공간을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마사지 기능과 다리 받침대를 활용할 수 있다. 넓은 공간과 편한 자세를 잡을 수 있는 시트에 마사지 기능은 서로 만나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마사지 기능은 본격적으로 피로를 풀어줄 수 있을 수준의 강도로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 국산 브랜드가 가진 특장점이라 할만하다.

3열 공간은 188cm 성인 남자가 앉기에도 충분한 공간을 갖췄다. 다만, 시트는 트렁크 밑으로 수납을 고려한 형태다. 때문에 다소 단단한 쿠션감과 높이가 낮은 등받이로 앉았을 때 불편함을 감수해야한다. 그럼에도 리클라이닝 기능을 지원하고 3열을 위한 컵홀더와 USB-C 충전 포트, 에어컨, 햇빛 가리개 등은 충실히 마련해 충실한 구성을 완성했다.

Performance.

카니발 하이브리드 보닛 아래 들어찬 파워트레인은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 모터가 힘을 합친다. 앞서 쏘렌토 하이브리드에서 경험한 것과 거의 같은 구성이다. 다만, 최고출력을 끌어올려 245마력을 발휘한다. 최대 토크 역시 37.4kgm로 같은 시스템을 적용한 차들 대비 높은 수준이다.

카니발 하이브리드 무게는 2,165kg으로 3.5 가솔린과 2.2 디젤 버전 대비 각각 50kg, 15kg 늘어난 수준에서 무게 상승을 방어했다. 출력 역시 사람들의 선택 비중이 높은 2.2 디젤 보다 51마력이나 높으니 수치적으로도 아쉬움은 없다.

실제 가속 페달을 밟아 가속하는 경험에서도 출력 부족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넉넉하다. 작은 배기량으로 큰 차체를 끌어 엔진을 쥐어짠다는 느낌 역시 들지 않는다. 엔진 다운사이징을 넘어 전동화 파워트레인으로 접어드는 2024년에 큰 차체와 적은 배기량만으로 걱정을 먼저 드러내는 건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더 나아가 3.5 가솔린 버전보다 쾌적하게 느껴지는 점도 있다. 터보를 장착해 초반 토크 밴드를 두툼하게 설계한 덕이다. 따라서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와 저속 구간에서 주행 스트레스를 크게 덜어낸다. 아울러 극단적으로 막히는 도로 위에선 엔진을 끄고 전기 모터만으로 주행하는 비중을 늘린다. 패밀리카로 활용하기에 좋은 세팅인 셈이다.

그럼에도 하체 감각에선 여전히 아쉬움을 드러낸다. 주행 중 노면의 요철들이 실내에 잔진동으로 고스란히 이어지는 것이다. 분명 1열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이전 대비 좋아졌다. 이전 대비 차체 무게를 버텨내는 능력이 좋아져 서스펜션이 마운트를 치는 현상이 줄었고 급한 차선 변경이나 코너링 상황에서도 롤을 빠르게 회복해 주행 안정성을 높인 것이다.

하지만 2열로 자리를 옮기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전 대비 단단해진 하체 세팅과 기능을 많이 담아 쿠션감이 부족한 시트가 합쳐지는 것. 때문에 승객은 불편함을 느낄 수준으로 잔진동을 경험할 수 밖에 없다. 다행히 3열 승차감은 의외로 나쁘지 않다. 뒷차축 위에 앉았음에도 2열과 크게 다르지 않은 승차감과 실내 정숙성을 유지했다. 과속 방지턱 등을 넘을 때도 부담이 없었을 정도다.

연비는 기대 이상이다. 시승을 마칠 즈음 주행한 거리는 75.7km였다. 고속 주행이 많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겐 불리한 주행 환경이었다. 더구나 주행 테스트를 위해 가속 페달을 더욱 과격하게 밟았다. 그럼에도 기록한 연비는 리터당 14.2km. 환경부 인증 복합 연비인 리터당 13.5km를 넘어서는 수치다.

Price.

카니발 하이브리드 가격은 3,925만 원부터 시작한다. 차체 크기와 활용도를 생각하면 합리적인 시작 가격이다. 게다가 폭 넓은 소비자 층을 겨냥해 다양한 옵션 구성을 마련했다. 모든 옵션을 선택하면 최고 가격이 5,828만 원까지 높아지는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6,250만 원부터 시작하는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선택하면 모든 옵션을 더했을 때 그야말로 ‘억 소리’나는 가격대까지 커버한다.

이렇게 넓은 가격 스펙트럼을 가졌다는 건 국내시장에서 카니발이 차지하는 존재감을 대변한다. 신형 카니발이 이전 대비 300만 원 오른 가격표를 당당히 붙일 수 있는 이유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도 많이 오른 가격에 기아의 자신감이 묻어나는 것이다. 여기에 완성도 높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까지 더한 지금, 카니발은 경쟁 상대 없이 자신만의 위치를 더욱 단단히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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