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조천읍 함덕해수욕장 인근 단독주택 모습. [지지옥션 제공]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부동산 한파가 지속되며 경매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제주의 한 단독주택에 응찰자 25명이 몰리며 감정가 대비 18배 비싸게 팔린 사례가 나타나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200만원이 채 안 되는 낮은 감정가에 임대 수익을 염두한 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추측된다.

29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제주 조천읍 함덕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한 단독주택은 지난 16일 진행된 경매에서 3170만원에 낙찰됐다. 토지를 제외한 건물만 경매가 진행된 것으로 감정가는 169만9200원, 낙찰가율은 1866%에 이른다. 주택의 규모는 약 40㎡(12평) 정도로 20㎡(6평)인 부속창고가 딸려 있다.

낙찰자가 인수해야할 보증금은 없고 건물을 소유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지상권이 설정돼 있지 않다. 그러나 법정지상권 성립 가능성이 있는 물건이다. 법정지상권이란 토지와 건물 소유자가 동일인이었다가 경매 등으로 소유자가 달라진 경우 토지 소유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건물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권리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법정지상권이 성립되면 주택 낙찰자는 건물을 활용할 수 있고 토지 소유자가 건물 철거를 못 한다”며 “대신 토지 소유자가 지료를 청구할 수 있지만 감정가를 봤을 때 몇만원 정도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조건의 노후한 소형 단독주택 물건에 수십명의 사람이 응찰에 나선 건 임대 수익 또는 세컨하우스를 고려한 수요라는 해석이다. 더욱이 물건이 위치한 조천읍 일대는 지난해 시군구 기준 단독주택 거래량 전국 2위를 차지할 만큼 주택 수요가 높은 곳이다. 또한 함덕해수욕장 도보권 입지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 선임연구원은 “오래된 건물이기 때문에 경제적 가치가 크지 않고 감정가도 160만원대로 책정됐는데 3000만원 이상을 사용했다는 건 투자에 대한 매력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라며 “법정지상권이 성립될 가능성이 크고 지료도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엔 건물 사용에 대한 부담이 없는 물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낙찰 후 재건축을 할 수는 없지만 건물 보수를 거쳐 임대 또는 세컨하우스로 활용할 목적일 것”이라고 “건물 옆에 무료주차장이 있기도 해 ‘제주 한 달 살기’ 등 단기임대를 비롯해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은 꽤 있어 보인다. 잘 활용하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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