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파트 단지 외벽의 LH 로고(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네이버지도 거리뷰 갈무리]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 준공 10년차를 맞은 경남의 한 800가구 규모 공공주택 입주민들은 아파트 단지명에 들어간 ‘LH’를 빼고 다른 명칭으로 변경하기 위해 동의서를 걷고 있다.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민 A씨는 “타 지역 아파트들도 LH가 들어간 이름을 변경한 뒤 가치를 재평가받아 아파트값을 회복한 사례가 있다”며 “꼭 바뀌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아파트 단지명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브랜드 및 로고를 제외하려는 ‘개명 움직임’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LH 흔적지우기는 공공주택 입주민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고질적 현상이 된 지 오래지만 지난해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부실시공 논란 등으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와 맞물려 한 해 동안 30여 개 단지가 아파트 명칭에서 LH를 지웠다.

11일 LH에 따르면 지난해 단지명에서 LH를 빼거나 LH 자체 브랜드인 ‘안단테’를 뗀 사례는 전국 기준 총 31개 단지인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신혼부부 특화형 공공주택인 신혼희망타운(신희타)이 23개 단지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이외 공공분양주택도 8개 단지가 개명했다.

앞서 LH는 지난 2022년 7월부터 공급되는 신희타 단지명을 아파트 입주자들이 정할 수 있도록 내부지침을 개정했다. ▷LH ▷LH+단지별 브랜드 등 2가지 선택지였던 아파트 명칭 결정 방식에 LH 로고를 제외한 별도 단지명을 적용하는 방식을 추가했다. 민간 시공사 브랜드명을 사용할 길을 열어준 것이다.

신희타 단지명 변경을 허용하면서 LH 자체 브랜드명 안단테가 붙는 공공분양주택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자, LH는 지난해 4월부터 일반 공공분양주택도 안단테를 뺀 단지별 브랜드명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명칭 변경 지침이 시행되지 않았다면 지난해 개명에 나선 8개 단지 모두 안단테가 적용될 예정이었다.

안단테는 ‘주공그린빌’, ‘뜨란채’, ‘휴먼시아’, ‘천년나무’에 이어 지난 2020년 LH가 브랜드 고급화를 위해 내놓은 명칭으로 연구용역비와 홍보비 등 약 90억원이 넘게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 및 사회적 차별 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명칭이지만 입주민으로부터 외면받는 현실이다. 더욱이 지난해 터진 무량판 사태로 불신이 가중되며 LH 브랜드명을 제외하려는 단지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LH 관계자는 이 같은 단지명 변경 움직임과 관련해 “국민중심경영 실천을 위해 입주자 브랜드 선택의 폭 및 자율성을 확대해 고객만족도 제고를 위해 (명칭 변경 허용을) 추진했던 것”이라며 “향후 LH 주택이 층간소음 저감 등 기술요소는 물론 상품가치 향상을 선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공사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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