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을 방문했으나, 이 전 대표가 고사해 별도의 회동은 성사되지 못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에게 줄곧 영어로 응대하는 등 냉랭한 분위기로 일관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부산 경성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연 토크콘서트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에서 진행자의 제안으로 맨 앞 객석에 앉은 인 위원장에게 인사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을 ‘Mr. Linton’으로 지칭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전남 순천 출신의 인 위원장은 특별 귀화 1호자로 한국 국적을 지닌 미국계 한국인이며, 영어 이름은 존 올더먼 린튼이다.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에게 “이제 당신은 우리의 일원이 됐고, 언젠가 나와 당신이 반드시 공통의 의견에 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그러나 당신은 오늘 이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계속 영어로 말을 이어가며 “제발 우리의 편에 서서 우리와 같은 민주주의의 언어로 말해달라”고 덧붙였다.
또 “최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강서구민들과 대화는 해봤는가. 모든 해답은 그들의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으며, 그들의 언어를 따르고 갈등을 조장하려 하지 않는다면 기꺼이 대화할 의사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현재로서는 자격이 없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또 이 전 대표는 “그런데 여기서 내가 환자인가. 오늘 이 자리에 의사로 왔나”라고 인 위원장에게 돌연 질문을 던졌다. 이는 ‘당에 쓴 약을 먹이겠다’는 인 위원장의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이어 이 전 대표는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으니 가서 그와 이야기하라. 그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그가 언급한 ‘서울의 환자’는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 추후에 논란이 예상된다.
그러자 인 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나보다 영어를 훨씬 잘하는 것 같다”고 웃으며 “오늘은 경청하러 왔고, 생각을 정리해 서울에서 이야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1시간 30분가량의 행사가 끝난 뒤 곧바로 서울로 상경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에게 보인 태도에 대해 “나도 미국에서 공부한 사람인데, 인종적인 관점에서 한 건 절대 아니다”라며 “그의 행동이 강서구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대변하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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