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킬러 문항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수능 사상 최초로 킬러 문항을 배제하겠다고 했던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었지만, 정작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논란이 일자 EBS 현장교사단 또한 입장을 내보였다.
논란은 수능 수학영역 22번 문항에서 불거졌다. 22번은 미분계수의 부호를 고려해 조건을 만족시키는 그래프의 개형을 추론, 이를 바탕으로 함수식까지 구하는 문제다.
수능이 끝난 직후 수험생 커뮤니티 ‘오르비’는 수학 22번 문제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게시판엔 “이게 킬러가 아니면 뭐가 킬러냐”, “너무 어려워서 5분 동안 풀다가 건너뛰었다”, “대놓고 킬러 문항이다” 등의 내용을 담은 글이 올라오며 갑론을박이 일기도 했다.
수능 풀이에 나선 모 입시학원 수학강사 또한 22번 문항을 푸는 데 20분 이상을 소요한 상황. 또다른 입시 전문가는 “상위권 수험생들 결과를 살펴보니 22번 문항 정답률이 10%를 못 넘기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킬러 문항’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 또한 “22번은 함수 추론부터 계산까지 각 단계가 까다로운 문항으로 상위권 등급을 가르는 문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보였다.
수능 문항에 대해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EBS 현장교사단 또한 입을 열었다.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가진 EBS 현장교사단 소속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22번 문항과 관련해 “학생들이 많이 힘들어했을 문항으로 생각된다”면서도 “미분계수의 부호를 고려해 조건을 만족시키는 그래프의 개형을 추론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이라고 설명했다. 전체적인 난이도에 대해서는 “단답형 문항의 정답률을 9월 모평보다 강화했지만, 교육과정에 위배되고 사교육 스킬을 가미해야 하는 작년 수능의 킬러 문항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현장교사단 소속 윤윤구 한양사대부고 교사 또한 “킬러 문항은 풀이과정도 복잡하고 길지만, 22번 문제의 경우 조건에 해당하는 그래프까지만 접근하면 계산의 양이 상당히 줄어드는 특징이 있다”며 킬러 문항 논란을 일축했다.
문혜준 에디터 / hyejoon.moon@huffpost.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