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시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2025년 착공을 목표로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서울 한복판의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인 용산정비창 부지를 용산국제업무지구로 재탄생시키는 청사진이 공개됐다. 2013년 민간 주도로 추진됐던 사업이 무산돼 방치된 지 10여년 만이다. 서울시가 사업비 51조원을 투입해 여의도광장 2배 규모로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상반기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을 결정고시하고 내년 하반기에 기반시설 공사 및 토지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2028년 기반시설을 준공하고 2029년 획지별 건축공사에 착공하는 것이 목표다. 입주는 2030년대 초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간이 사업을 도맡아 통합개발을 추진한 기존 방식과 달리, 공공 주도로 전환하면서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대학교 교수는 “과거 민간이 주도한 통합개발 방식에서 공공이 기반 시설을 조성해 필지별로 분할해 매각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자금 조달 등 여러 측면에서 사업 안정성을 확보했다”며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 한가운데 핵심지에 위치해있는데다 용산공원, 한남뉴타운 개발이 끝나는 시점과 맞물려 2030년 천지개벽 수준의 변화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 [서울시 제공]

일각에선 사업 실현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건설 비용 부담이 적지 않아 민간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지도를 바꿀 만큼 초대형 개발 사업이어서 자금 조달과 수익성이 중요할 것”이라며 “건축 비용 상승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민간 업체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변수”라고 강조했다.

건설사들은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 추진을 환영하면서도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기반 시설 정비를 위한 토목 사업을 시작으로 용적률을 더 받기 위한 혁신 설계 시공까지, 과거 볼 수 없었던 건축대전이 벌어질 것”이라며 “대형 건설사 대부분 사업에 참여해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중소 건설사들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아직 건설사들이 사업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엔 정보가 제한적”이라며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가는 사업인 만큼 구체적인 수익 창출 방식이 공개된 후 실익을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발주 공사는 규모의 경제가 큰 데다 위험 분산 차원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해오라고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금력이 있는 대형 건설사와 달리 중소 건설사들은 단독 입찰이 어려워 컨소시엄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용산국제업무지구는 랜드마크가 밀집한 상징적인 장소로 사업에 참여하려는 건설사들이 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여전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부담이 크고, 계획안만 나온 상태에서 착공 시기를 보장할 수 없어 경쟁률이 치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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