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아파트 단지 전경. 서울 아파트 가격이 8주 연속 상승세에 있지만, 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땅집고DB

[땅집고] “재건축이라도 되면 괜찮을텐데 기대하기 힘들다.”
반년 가까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에서는 재건축 사업에 제동이 걸리며 앞으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옅어지고 DT다. 땅집고와 만난 이들 지역의 공인중개사사무소들은 “재건축 호재라도 있다면 상황이 괜찮았을텐데 이제 그마저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16일 한국부동산원의 5월 둘째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13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0.03%의 상승폭을 유지해 8주 연속 상승한 반면 노도강 지역은 하락했다. 도봉구가 가장 큰 하락폭(-0.03%)을 보였고, 노원구와 강북구도 0.01% 하락했다.
■살 사람 없는데, 매물만 쌓이네…”오히려 지금이 적정 가격”
노도강 지역은 2021년에는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중 하나이다.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으로 집값 상승기에 2030세대가 몰리면서 상승폭이 컸다. 그러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이자 상환 부담을 견디지 못해 급매가 쏟아지는 등 매물이 많아진 반면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 상승기 이전인 4~5년 전 아파트 가격 수준으로 돌아갔다는 평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노원구 중계동 양지대림 84㎡(이하 전용면적)가 8억7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최고가를 기록했던 2021년 8월 12억7000만원과 비교해 4억원 가량 하락했다. 도봉구 창동의 북한산아이파크 84㎡는 이번달 8억7000만원을 기록해 2021년 10월 최고가(12억원) 대비 3억3000만원이 떨어졌다.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해링컨플레이스 84㎡ 역시 지난 4월 7억9900만원에 거래돼 2021년 8월 11억3000만원의 최고가 대비 3억3000만원 떨어졌다.

시장에 나온 매물은 많지만, 매수세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6일 기준 노원구 아파트 매물은 5907건으로 1년 전의 4520건에 비해 30.6% 증가했다. 도봉구(1918건→2348건)와 강북구(1142건→1363건) 역시 각각 22.4%, 19.3% 증가했다. 지난 4월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노원구 88.3, 도봉구 85.1, 강북구 86.2를 기록했다. 지수가 낮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인데, 서울(94)은 물론 전국 평균(92.8)과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그만큼 아파트 매매시장이 침체되어 있다는 것이다.

도봉구 창동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거래 건수가 거의 없어서 매매가가 많이 내려갔다. 매물은 많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다. 급매인 경우에만 실거주 목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데, 그마저도 한달에 1~2건 수준이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집값 상승기의 상승폭이 비정상적이었다는 시선이 있다. 노원구 상계동의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기준을 언제로 보는지에 따라 다르다. 지난 몇 년 간이 이상할 정도로 가격이 많이 올랐던 것이다. 오히려 지금 집값이 적정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 번 속지, 두 번 속냐?’ 재건축 기대감도 사라졌다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 영향이 컸다. 노도강 지역에는 30년 가까이 된 구축 아파트들이 많지만, 최근 공사비 급등으로 재건축 사업도 여의치 않다. 특히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이 멈춰서며 노원구 지역 재건축 사업 전체에 악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재건축 호재라도 있으면 좋았겠지만, 이제 그마저도 기대하기 힘들다. 상계주공 5단지가 스타트를 잘 끊어줬으면 상황이 지금보다는 나았을 것이다”고 아쉬워했다.

상계주공5단지는 포레나노원으로 탈바꿈한 8단지를 빼면 상계주공 아파트 중 재건축 속도가 가장 빠른 단지다. 2018년 정밀안전진단, 2023년 8월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낮은 대지지분과 공사비 상승으로 조합원 분담금이 치솟아 지난해 11월 시공사인 GS건설과 계약이 취소돼 사업이 멈춘 상태다. 당시 분담금을 추산한 결과 31㎡ 1가구 소유자가 84㎡ 아파트를 배정받기 위해서는 가구당 5억원을 내야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지난 7일 실거래가가 5억1500만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현재 집값 만큼의 분담금을 내야 재건축이 가능한 셈이다.
강북구 역시 분위기가 다르지 않았다. 수유동의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매물은 많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다. 당분간은 그저 버틴다는 심정이다.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진 탓이 큰 것 같다. 주변에선 ‘한 번 속지, 두 번 속냐?’라는 말도 나온다”고 토로했다.
아파트 매매가가 내려갔음에도 갭투자는 오히려 줄었다. 전세가격이 오르고 있어 갭투자에 뛰어들 만한 상황이 갖춰졌으나, 지지부진한 재건축 사업 등으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은 탓이다. 아실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노원구 갭투자는 34건이었는데, 지난해 4분기(10~12월) 65건에 비해 31건 줄었다. 도봉구는 21건에서 14건, 강북구는 9건에서 2건으로 하락했다.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세가격이 어느 정도 회복은 됐지만 갭투자를 위해 매물을 찾는 경우도 많지 않다. 전세가격이 워낙 낮았고, 앞으로 집값이 오른다는 기대도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 목적인 경우에는 급매로 나온 가격보다 훨씬 더 낮은 가격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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