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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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두 선수는 구단의 배려로 우승하면 똑같이 우승 반지와 상금을 받을 것”

29년 만에 LG 트윈스가 우승을 차지했다. LG는 지난 13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T위즈에 6-2 승리를 거두었다. 이로써 지난 1994년 마지막 우승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 팬들의 염원을 이뤄냈다.

대망의 한국시리즈 MVP는 오지환이었다. 오지환은 이번 한국시리즈 5경기 모두 출전해 19타수 6안타 타율 0.316, 3홈런, 8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승부처였던 지난 3차전 5-7로 LG가 뒤진 9회 초 2사에서 극적인 결승 3점 홈런을 치며 일찌감치 MVP 예약을 했다. 오지환의 경우 한국시리즈 MVP 상금과 함께 많은 주목을 받은 ‘LG 우승’ 롤렉스의 주인공이 됐다. 이 롤렉스는 지난 1997년 구본무 LG 선대 회장이 “다음 한국시리즈 우승 MVP에게 주겠다”는 명목하에 탄생했다. 또 당시 금액으로 8,000만 원에 달했다.

이어 LG는 이번 우승으로 엄청난 돈방석에 앉게 됐다. KBO리그 규정 47조 ‘수입금의 분배’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KBO는 포스트시즌 입장 수입 중 행사 진행에 들어간 제반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액수를, 포스트시즌을 치른 5개 팀에게 배당금으로 나눠주게 된다.

KBO 사무국에 따르면, 올해 포스트시즌 14경기 전체 입장 수입은 약 96억 2천만 원이다. 49%로 추정되는 제반 비용을 뺀 49억 원을 분배한다. 해당 배당금 중 LG는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합해 총액의 70%에 달하는 29억 4,300만 원을 가져간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선수단 ‘우승 보너스’의 금액 역시 높아졌다. 이번 한국시리즈 LG 선수단 30명, 코치진을 포함한 40명을 비롯해 프런트 등 LG 우승을 이끈 전체가 해당 보너스를 나눠 가질 전망이다.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빅보이' 이재원. 담담하게 지난 날을 돌아 보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잠실)=김현희 기자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빅보이’ 이재원. 담담하게 지난 날을 돌아 보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잠실)=김현희 기자

사진=LG 트윈스
사진=LG 트윈스

그러나 아쉬운 상황도 있다. 시즌 중 LG의 한 축을 담당했던 여러 선수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들은 이재원과 박명근이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 발표 후 염경엽 LG 감독은 “이재원과 박명근을 엔트리에 넣고 싶었으나, 한국시리즈에 초점을 맞춘 코치진이 나를 말렸다”고 설명했다.

이재원의 경우 염경엽 감독의 바램 탓에 입대를 미루고 올 시즌을 함께했다. 다만 이재원은 올 시즌 타율 0.214(112타수 24안타) 4홈런 18타점의 아쉬움을 남겼다. 시즌 중 잦은 부상 탓에 경기 출전이 드물었고 결국 엔트리에서 빠졌다. 박명근 역시 시즌 성적은 57경기 4승 3패 9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5.08로 나쁘지 않았으나, 후반기 총 21경기 평균자책점 9.39, 10월 평균자책점 60.75로 막판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승선 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염 감독은 두 선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어떻게든 엔트리를 넣으려 했다. 다만 나를 제외한 모두가 ‘더 좋은 선택지’가 있다고 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단의 배려가 있기에 두 선수는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포함해 상금(배당금) 역시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LG트윈스 이지강. MHN스포츠DB
LG트윈스 이지강. MHN스포츠DB

이러한 상황 속에서 또 다른 선수 역시 아쉬움을 삼키고 있다. 바로 이지강이다. 이지강은 올 시즌 내내 줄곧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LG의 ‘마당쇠’ 역할을 해냈다. 그는 정규시즌 22경기를 뛰며 2승 5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특히 이닝 수의 경우 총 68이닝을 소화하며 박명근(51.1이닝)보다 많은 이닝 수를 책임지기도 했다.

우승 기쁨 속에서 이지강의 이름이 빠진 것은 아쉬운 상황이다. 어쩔 땐 팀의 필승조로 나서기도 했고, 10월 외국인 투수 애덤 플럿코의 이탈 때 대체 선발 자원으로 팀의 정규시즌 우승 확정에 일조하기도 했다. 다만 이지강 역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지강은 역사적인 LG 우승 엔트리에 자신의 이름이 엔트리에 없었음에도, 우승 당시 잠실구장에서 남몰래 팀을 응원했다.

이 밖에도 강효종, 이상영 등 젊은 자원들이 있었기에 LG의 우승이 완성됐다. 또 이지강을 포함한 이들은 향후 ‘LG 왕조’를 이끌 자원들로 꼽히기도 한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어 우승에 일조한 선수들이 보너스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팀을 위해 시즌 내내 고생한 이지강을 비롯해 다른 선수들 역시 성과에 대한 인정을 받을 필요가 있다. 뒤에서 팀을 위해 노력한 선수들의 땀을 잊지 않는 2023 시즌 우승팀 LG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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