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안보협력 강화에 뜻을 모은 가운데, 이번 정상회의가 이른바 ‘아시아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한 중국의 경계심을 강화할 수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중국의 적의(rancor)를 깊어지게 할 가능성이 있는 방위 합의’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며 “한·미·일이 억제(deterrence)라고 부르는 것을 중국은 포위, 심지어 도발이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정상회의 결과로 나온 ‘한미일간 협의에 대한 공약’은 위기 상황에서 3국 간 신속한 협의, 정보 공유, 메시지 동조화, 대응 조율 등을 담았다. 다만 동맹국에 대한 공격을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반격하는 상호방위조약이나 집단방위 조약 수준에는 미치지 않는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한미일 정상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것은 명백히 ‘태평양 나토’가 아니다”며 “우리가 새롭게 하고자 하는 것은 역내 안보를 증진하고 중국을 포함해 역내 나라들의 경제 발전을 돕기 위해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담은 특정 나라를 겨냥하지 않았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일을 나토에 더 접근하게 만든 상황에서 이번 한·미·일 정상의 합의는 아시아에서의 ‘미니 나토’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심화시켰다고 NYT는 진단했다. NYT와의 인터뷰에 응한 중국의 군사 전문가 쑹중핑은 “이제 중국은 (미국이) 필리핀 같은 다른 나라들을 끌어들이면서 동맹 관계를 확대될 조짐들을 주시할 것”이라며 그것은 ‘인도-태평양판 나토’가 될 것이기에 중국엔 ‘최악의 시나리오’일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중국이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한 반발심을 이미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한 징후들도 소개했다. 일본 통합막료감부(합참 격)에 따르면 중국 함정 6척과 러시아 함정 5척이 지난 17일 오키나와섬과 미야코지마 사이 해역을 북서진해 동중국해를 향해 항행했고 이튿날 러시아 초계기 2대가 동해와 동중국해 사이를 비행했다.

또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 직후인 19일에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KJ-500 조기경보기와 Y-9 전자전기, J-10·J-11·J-16·Su-30 전투기, Z-9 대잠헬기 등 군용기 총 42대가 대만 인근 해상에서 ‘무력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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