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대사면’ 발표에 洪 “장난도 아니고

그런 짓 말라…니들끼리 총선 잘해라” 비판

일각선 “총선 후 새 세력과 다시 시작” 발언

에 우려도…”어른께서 좋은 얘기해주시면”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30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대구광역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30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대구광역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의 잇단 ‘말폭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혁신위원회가 통합하자며 내놓은 ‘대사면’에 대해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심지어 홍 시장이 “나는 내년 총선 후 새로운 세력과 함께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발언까지 꺼내면서 당내에선 술렁임이 커지는 모양새다.

홍준표 시장은 30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대구광역시 예산정책협의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내년에 출마할 것도 아니고 오히려 징계를 받은 게 앞으로 정치역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징계를 취소하고 안하고는 내가 정치하는데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면이라는 것은 죄지은 자를 용서해 주는 대통령의 권한이다. 용어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며 “단순히 징계를 취소해버리면 될 것을 왜 사면이라는 용어를 쓰느냐. 대통령의 권한 행사인가. 당에 무슨 대통령이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홍 시장의 날선 반응이 처음 터져나온 건 지난 27일이다. 위원 인선까지 마친 ‘국민과 함께’ 혁신위가 첫 회의에서 제1호 혁신 안건으로 ‘당내 화합을 위한 대사면’을 확정하고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대사면의 대상은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홍 시장과 이준석 전 대표, 김재원 최고위원 등이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즉각 페이스북에 “사면은 바라지 않는다. 장난도 아니고 그런 짓은 하지 마라”며 “김기현 지도부와 손절한지 오래다. 총선 후 바뀐 정치지형과 새롭게 정치 시작하면 된다. 니들끼리 총선 잘해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에도 분이 풀리지 않은 듯 홍 시장은 같은 날 저녁 재차 “사면은 죄를 지은 자를 대상으로 하는 거다. 나는 죄를 지은 거 없다. 그래서 사면 논의 자체가 쪽팔리는 거다”라며 “니들 맘대로 죄를 만들어 징계하고 니들 맘대로 사면 한다? 그래서 못 받아들이는 거다. 니들처럼 하루살이 정치는 안 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30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대구광역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30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대구광역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또 홍 시장은 29일에도 페이스북에 “내가 이 당을 30여년 간 지켜온 본류다.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듣보잡들이 당권 잡았다고 설치면서 당원들을 이간질하고 권력의 앞잡이가 되어 세상 모르고 날뛰어 본들 내년 총선 후면 니들은 국민들이 다 정리해 준다”라며 “나는 세월을 참고 기다리면 되지만 니들은 영문도 모르고 도축장에 끌려가는 소 신세라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홍 시장은 “권력의 힘으로 당대표가 되더니 헛된 꿈을 꾸기 시작 하면서 나를 잠재적인 경쟁자로 보고 모욕을 주고 이제 와 사면하겠다는 제스쳐 취한들 내가 그걸 받아 주겠나”라며 “깜도 안 되는 것들이 깐죽거리며 약 올리던 자들은 내년에 국민들이 다 심판해서 퇴출 시켜 줄 테니 그때까지 참고 있을려고 했는데 대통령이나 하는 사면 운운하며 주접떠는 바람에 성질이 폭발했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홍 시장의 수위 높은 발언에 대해 당내에선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홍 시장이) 개인적으로 화가 나는 것도 이해가 되고, 쓴소리를 해왔던 기존의 방식도 다 이해가 되지만 이번엔 수위가 지나치게 강하지 않느냐”라며 “이렇게 당 지도부와 각을 세워서 홍 시장이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 혁신하겠다는 혁신위의 진정성에 오히려 금만 나게 한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나는 내년 총선 후 새로운 세력과 함께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발언을 두고서는 다양한 해석도 나왔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홍 시장이나 이 전 대표가 이야기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다. 자꾸 명분을 쌓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며 “당을 진짜로 생각하고 잘 되길 바란다면 저렇게 반응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워낙 다양한 소문이 도는 곳인 만큼 이런저런 얘기도 허투루 넘기면 안 될 것 같긴 하지만 설마 홍 시장이 (중대결단을 한다든지) 그러시겠냐는 의견이 다수”라면서도 “당의 오랜 중진이고 원로이신데 힘을 실어주는 얘기를 해주시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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