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

Reuters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

한국을 방문한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이 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블링컨 장관은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군사 장비를 제공하고 있고, 러시아가 북한의 군사 프로그램을 위해 기술 및 지원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미는 (북·러 군사협력을) 조사하고, 적발해내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이 한국을 방문한 건 2021년 3월 한미 외교·국방 장관회의 이후 약 2년 반만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회담을 통해 “(한·미가) 파트너들과 함께 러시아가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면서 북한에 군사 장비를 보내지 않도록 더 큰 압박을 가할 것”이라며 “(미국은) 대북 제재 강화를 포함해 내년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서) 임기를 시작하는 한국의 명확한 비전을 지지한다”고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러·북 군사협력은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전 세계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동의했다.

한국은 내년부터 2년간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역할을 맡는다. 이미 예비 이사국으로서 이사국 간 비공개 회의 내용과 보고서 등 내부 문서를 공유받고 있다.

두 장관은 북·러 군사협력과 관련한 중국의 역할도 언급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북한이 무책임하고 위험한 행동에서 발을 떼도록 건설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한미일 3국이 교류를 확대하자, 북한과 러시아도 외교 활동을 늘리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했고, 9월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코로나19 이후 첫 해외 순방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방북 초청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지난달 존 커비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조정관은 북한이 1000개가 넘는 컨테이너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지난 몇 주에 걸쳐” 제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과 러시아는 이러한 군사협력 의혹을 부정하고 있다. 지난달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친선협조 관계를 심히 왜곡한 것”이라며 “북·러 관계에 대한 무근거한 비난과 훼손은 곧 유엔 헌장과 공인된 국제법에 대한 부정”이라고 비난했다.

두 장관은 최근 대두된 북한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박 장관은 “하마스가 사용하는 무기, 교리, 전략·전술 등 모든 행태와 관련해” 북한과 하마스 간 협력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오는 15일부터 2박 4일 일정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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