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축산업 발전 위해 ‘불철주야’

안전한 ‘고품질 축산물’ 안정적 공급

축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핵심기관

“과학기술로 새로운 미래 선도할 것”

국립축산과학원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농촌진흥청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감염병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비대면 문화 확산,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공기관 역점 사업에 관한 관심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됐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국제 정세 불안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가 물류 대란과 곡물 수급 위기를 겪고 있다.

사료용 곡물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축산농가는 가축 사육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이는 가축을 키우는 농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고기와 우유, 달걀 등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도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고스란히 장바구니 부담을 키웠다.

최근 돼지고기는 미곡과 농림업 생산액 1위 자리를 두고 경쟁할 정도로 국민들의 주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한국 축산업은 식량안보 측면에서 매우 취약한 상황으로 2021년 기준 자급률이 쇠고기 36.8%, 우유 44.4% 수준이며, 이 또한 매년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축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사료의 원료가 되는 사료곡물 자급률은 3.1%에 불과해 안정적인 공급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국민들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고품질의 안전한 축산물을 안정적으로 식탁에 올리기 위해서는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고, 가축의 사육 비용을 낮추는 기술을 보급함으로써 수입 축산물과 경쟁할 수 있는 가격과 품질을 유지해야 한다.

이같은 중요한 임무를 맡은 기관이 바로 국립축산과학원이다.

본원과 2부, 센터 1곳, 3개 연구소로 구성된 국립축산과학원은 농촌진흥청 소속 축산분야 국가연구기관이다.


축산물의 안정적인 공급과 부가가치 향상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와 현장 기술보급에 힘쓰고 있어 축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핵심기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속 가능한 축산업 실현…‘탄소중립을 위한 저메탄 사료 개발’

축산분야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은 2021년 기준 약 120만7000t으로 이는 전체 농업배출량의 56%를 차지한다.

세부적으로는 가축의 장내 소화과정에서 약 600만7000t, 가축분뇨 처리 과정에서 600만t가량이 발생한다.

축산과학원의 지속가능한 축산업 실현을 위해 소 장내에서 메탄가스 발생을 억제하는 저메탄 사료 개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해조류와 같은 천연소재뿐만 아니라 화학적으로 합성한 화합물까지 다양한 소재의 반추위 메탄발생 억제효과를 탐색했다.

현재 한우에게 급여하는 실험을 통해 실제 메탄발생 저감 효과와 함께 한우에게 미칠지 모르는 독성과 안전성에 대한 평가도 수행하고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준비…‘스마트 축산기술 확산’
로봇착유기는 사람 없이 소젖(우유)을 짜는 장치로, 2021년에 농촌진흥청과 정보통신기술(ICT)전문기업㈜다운이 공동으로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제품이다. ⓒ농촌진흥청 로봇착유기는 사람 없이 소젖(우유)을 짜는 장치로, 2021년에 농촌진흥청과 정보통신기술(ICT)전문기업㈜다운이 공동으로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제품이다. ⓒ농촌진흥청

국내 낙농가의 젖소 마리당 노동력 소비 시간은 연간 71.1시간이다. 이 중 착유 시간은 30시간으로 착유가 차지하는 비율이 약 42%에 달한다.

그러나 낙농가는 인건비 상승과 농장주의 고령화로 인한 후계구도 단절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로봇 착유기를 도입하고 있지만, 고가의 외국산 장비가 주를 이루는 상황이다.

축산과학원은 지난해 아시아에서 최초로 착유로봇의 핵심 원천기술 20여건을 자체개발했다.

이를 통해 1일 착유 가능 횟수, 착유 시 마리당 체류 시간 등 착유 성능에 있어 외국산과 비슷한 수준의 착유로봇을 외국산 대비 60% 수준의 비용으로 농가에 보급을 가능하게 했다.

올해 신기술시범사업과 연계해 8개 농가에 9대를 보급했으며,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축산과학원은 영상 및 정보통신기술(ICT) 장치를 이용해 육계 체중을 예측하는 기술과 농가에서 육안으로는 구별하기 어려운 달걀을 생산하지 않는 과산계를 선별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농가에서 사용하기 쉽도록 현재 스마트폰 등에서 모니터링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앱)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고, 내년에는 이러한 기술을 보다 고도화시켜 농가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보급할 예정이다.

농가에서 시급한 가축 생산비 절감 기술의 보급
열풍건초 생산시스템 현장 연시회 ⓒ농촌진흥청 열풍건초 생산시스템 현장 연시회 ⓒ농촌진흥청

‘알팔파’는 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작물이다.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함량이 높고 사료가치가 우수해 젖소와 한우 농가에서 가장 선호하는 풀 사료로 꼽힌다.

하지만 ‘알팔파 건초’는 국내 토양 조건이 알팔파 재배에 불리해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다. 2021년 기준 약 19만1000t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3년 대비 16% 증가한 양이다. 또한, 국외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이 커 축산농가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축산과학원은 국내 알팔파 종자 및 알팔파 수입건초 대체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2016년부터 알팔파 유전자원을 수집하고 인공교배 등의 과정을 거쳐 생육특성이 우수한 계통들을 선발해 최종 ‘알파원’과 ‘알파킹’ 품종을 개발했다.

개발된 품종들은 수입품종보다 건물 생산성이 5~11% 우수했으며, 사료가치와 건물소화율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된 알팔파 신품종은 국립종자원에 품종출원을 마치고, 산업체 기술이전을 위한 보급종 생산을 진행 중이며, 내년부터 농가 보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제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농가 배합사료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농식품 부산물을 활용한 사료화 기술의 농가 보급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한우 사료비를 줄이는 ‘자가 사료 제조기술’을 농가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합비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으며, 사료비를 절감한 우수농가의 사례를 심포지엄과 사례집을 통해 보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학기술로 축산의 새로운 미래를 선도할 것”
임기순 제26대 국립축산과학원장 ⓒ농촌진흥청 임기순 제26대 국립축산과학원장 ⓒ농촌진흥청

지난 9월 제26대 원장으로 취임한 임기순 국립축산과학원장은 “과학기술로 축산의 새로운 미래를 선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임 원장은 “현재 우리나라 축산업은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상, 축산 냄새 민원 증가, 가축악성질병 상재화, 4차산업혁명 가속화, 시장개방 확대, 농촌의 급격한 고령화와 같은 어려운 여건들을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임 기간 ▲국가 임무 수행을 위한 축산분야 탄소중립 및 환경친화적 축산업으로 전환 ▲스마트축산기술 실용화 ▲동물복지 및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 ▲생명공학 등 그린바이오산업 기술 개발 ▲다양한 현장 밀착형 과제 발굴 및 추진 등 5가지 과제를 중점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원장은 “우선 관련 부처와 기관, 대학, 민간의 지혜를 모두 모아 난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며 관련 기관 및 산업체와의 소통과 협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임 원장은 축산 정책과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지자체 등과 업무교류를 확대하고 있다”며 “연구 분야에 있어서도 지역(도원, 시‧군센터)과 연계를 확대해 다양한 기술교류 및 협업을 추진하고, 학계와도 연구내용을 공유해 현안 해결을 위한 연구에 학계의 참여와 협력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농협을 비롯한 생산자단체들과도 협업하여 기술지도와 보급, 확산에 힘쓰겠다”라며 개발 기술의 실용화를 강조하였다.

임 원장은 “축산과학원이 대한민국 축산농가와 관련 산업에 유용한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함으로써 국가와 산업이 필요로 하는 기관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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