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단독 의결’로 이정섭·손준성 검사

탄핵안 가결…與, 항거의 뜻 ‘본회의 불참’

가결 후 로텐더홀 모여 “민주당, 탄핵대상”

“중립성 훼손한 ‘김진표 의장 사퇴’ 불가피”

국민의힘 의원들이 1일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국회의장 사퇴촉구 및 의회 폭거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1일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국회의장 사퇴촉구 및 의회 폭거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국민의힘이 이정섭·손준성 검사 탄핵소추안의 국회 통과를 강행한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고, 이를 용인한 김진표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불참하고 규탄대회를 열었지만, 민주당의 독주를 막을 수 없었단 사실에 분개하며 향후 여론전을 강화하는 등 대야(對野) 전선을 강화할 방침이다.

국회는 1일 본회의를 열고 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쳐 총 투표수 180표 가운데 찬성 174표, 반대 3표, 기권 1표, 무효 1표로 가결했다. 손준성 검사의 탄핵소추안은 180표 중 찬성 175표, 반대 2표, 기권 1표, 무효 2표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항의 차원에서 본회의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국회법에 따라 탄핵소추안은 각각 헌법재판소와 법제사법위원장에게 송부된다. 아울러 그 즉시 두 사람의 권한 행사는 정지된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안도 본회의에 보고했지만, 이 위원장이 오늘 오전 밝힌 사의를 윤석열 대통령이 수용하면서 자동 폐기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가 열리기로 한 오후 3시 이전부터 탄핵안을 막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오후 2시 30분께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의장실 앞을 점거하고 손팻말과 구호로 김진표 의장의 본회의 개의 결정을 규탄했다. 의장실에서 나와 본회의장으로 이동하는 김 의장을 향해 “사퇴하라” “자격 없다”는 고성을 쏟아내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같은 국민의힘의 주장을 무시하듯 검사 탄핵소추안 표결에 앞서 주철현 의원이 직접 검사 탄핵 필요성에 대한 제안 설명을 진행했다. 주 의원이 제안 설명을 하는 약 10분 동안 대다수 야당 의원은 웃으며 대화를 나누거나 휴대전화를 들여다봤다. 제안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김 의장은 굳은 표정으로 본회의장 내부를 좌에서 우로 천천히 돌아보기도 했다.

본회의에 참석하기를 거부한 국민의힘은 표결이 종료되자마자 로텐더홀 계단에 모여 민주당과 ‘국회의장 사퇴촉구 및 의회 폭거 규탄대회’를 열었다. 해당 대회에서 국민의힘은 ‘검사탄핵 의회폭거, 민주당이 탄핵대상’이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김기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도둑을 수사하는 경찰에 대해, 그 도둑이 경찰을 쫓아내겠다는 몰상식한 일이 대한민국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민주당의 행태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방탄하기 위한 시도로 규정하고, 이에 동조하는 의원들을 향한 비판도 쏟아냈다. 김 대표는 “민주당 내에서도 양심 있는 세력들은 이재명의 민주당은 더 이상 안되겠다고 공개 천명하고 있다”며 “1주일에 두 번씩 재판받는 사람을 대표로 두고 어떻게 국민들에게 지지해달라고 호소할 수 있겠느냐는 양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매일 한 번 이상, 1일 1탄핵을 상습적으로 거론하고 있다”며 “예산심사는 사실상 오늘이 마지막이다. 그런데 예산심사는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이재명 대표 방탄만을 위해 국회가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1일 오후 본회의가 열리기 직전 김진표 국회의장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1일 오후 본회의가 열리기 직전 김진표 국회의장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 위원장이 자진사퇴를 했음에도 ‘사표 수리를 거부하라’는 주장을 내놓은 민주당의 논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방통위원장이 부적격이라며 불법적인 탄핵을 추진하면서 그만두라고 할 때는 언제고, 스스로 물러나니 사퇴하지 말라고 하는데 이게 무슨 코미디냐”며 “민주당은 위원장이 누구인가는 중요치 않고, 오직 탄핵으로 방통위를 마비시키는 게 목적이었단 것을 자인한 꼴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만 무섭고, 국민의 심판은 두렵지 않느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김 의장이야말로 ‘탄핵 대상’이라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당론으로 발의하기도 했다. 윤 원내대표는 김 의장을 향해 “민주당의 당리당략을 위한 본회의를 열어주고, 마지막 국회를 정쟁의 늪으로 빠뜨리는데 앞장섰다”며 “민주당이 의회민주주의를 유린하는 검은 속내를 드러냈음에도 국회를 의회폭거의 희생양으로 바쳤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의 중립의무를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현행 국회법 제20조의2에 따라 국회의장은 무소속 신분을 유지하며 중립적인 위치에서 여야를 중재하는 역할을 맡아야 하나, 국민의힘은 김 의장이 그동안 이동관 위원장과 검사 탄핵안 관련 국회 운영에 있어 중립성을 위반하며 편파적으로 운영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의 중립의무를 명확히 하는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전날 발의한 데 이어 김진표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을 당론으로 발의(대표발의 윤재옥 등 111인 공동발의)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국회의장의 중립의무 준수와 함께 의회주의 복원을 위해서라도 국회의장의 중립성을 훼손한 김진표 의장의 사퇴 촉구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서 “김 의장은 번번이 민주당 편을 들며 국회의장으로서의 의무는 내팽개쳤다”며 “친정에 휘둘려 본분을 망각한 김진표 국회의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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