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부동산 시장 활황기에 ‘영끌’ 행렬에 앞장섰던 2030세대의 매수세가 급격히 꺾이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수 비중이 지난해 10월에 이어 11월 2023년 연중 최저 수준인 29%대로 떨어졌다. 고금리가 지속되고 정책 대출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올해는 2030세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국의 아파트 매매 거래는 총 3만282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0대 이하 아파트 매입자 거래는 1561건, 30대 매입자 거래는 8180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거래량의 29.7%(9741건)에 해당한다. 지난 10월(29.4%)에 이어 2개월 연속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1년 전인 2022년 12월(29.4%) 수준으로 후퇴한 셈이다.

서울 지역에서는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해 11월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에서 2030세대가 차지한 비중은 33%(798건)로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이는 1075건인 전월(36%) 대비 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6월(35.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에서 2030대 매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 정책금융 상품 판매 중단으로 2030세대 매수세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봤다. 정부는 작년 초 9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시중 대출보다 저렴한 금리로 최대 5억원까지 빌릴 수 있는 특례보금자리론을 공급했다. 하지만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지난해 9월 일반형 운영을 종료했다. 이에 2030세대가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통로가 막히면서 매수세가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2030세대는 부동산 시장의 주축인 4050세대와 비교해 소득 기반이 약하고 자산 형성 기간이 짧다”며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특례보금자리론의 혜택을 받아 일시적으로 매수가 증가하는 듯 했으나 중단되면서 제자리로 되돌아온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가 올 들어 신생아 특례대출을 마련했지만, 조건을 충족시키는 저변이 넓지 않아 2030세대 매입 비중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지난 1일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은 한 주 전보다 0.05% 하락해 6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0.04% 떨어지며 하락폭이 커졌다. 서울은 전주(-0.03%)보다 0.01% 하락한 -0.04%였다. 5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서울의 25개 구 가운데 용산구와 광진구만 보합(0)으로 집계됐다. 나머지는 집값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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