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에 유가 급등 전망

물가 상승 압력 증대에 금리 인하 지연 우려

환율, 강 달러 지속에 상단 1400원 열어둬야

이란이 13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EPA/연합뉴스 이란이 13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EPA/연합뉴스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유가가 급등할 것으로 보이면서 고금리와 고환율로 신음하고 있는 국내 경제와 증시에 추가 악재가 될 전망이다.

국제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워 불확실성이 커진 금리 인하 시기가 더욱 지연될 수 있고 위험 회피 심리 확산으로 환율 오름세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에 환율·유가·금리의 3고 현상이 강화되면서 국내 경제와 증시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단행한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3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은 국가여서 양국간 분쟁 전개 상황에 따라 국제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앞서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급 지휘관을 제거한 이후 중동 분쟁이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국제 유가는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있는 중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87.67달러까지 올랐다. 6월물 브렌트유 가격도 장중 배럴당 92.18달러까지 올라왔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92달러를 웃돈 것은 지난해 10월 말 이후 처음이다.

국제 유가가 이미 오른 상태에서 중동 분쟁이 격화되면 추가 상승 가능성도 여전히 크다는 것이다. 중동은 전 세계 원유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중동 분쟁 격화로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이라크·이란·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의 수출 통로로 활용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유가는 더욱 치솟을 수 있는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천연가스(LNG)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지나는 통로로 국내로 들어오는 중동산 원유도 이 해협을 통해 수입된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대로까지 오를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미국 캘리포니아 유전의 원유 채굴 펌프. ⓒEPA/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유전의 원유 채굴 펌프. ⓒEPA/연합뉴스

유가 상승은 금리 인하 시기도 지연시키며 현재의 고금리를 지속할 수 있게 한다.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5%로 오르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피봇(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던 터였다.

연준 위원들은 지난 10일(현지시간) 공개된 3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더 강한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 상승이 이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채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스라엘과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간 전쟁이 확대되면 유가가 10% 오르고 이에 인플레이션은 0.4%포인트(p)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현재 1370원대까지 상승한 환율도 추가로 오르며 1400원대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지난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3원 오른 1375.4원으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지난 2022년 11월 10일(1377.5원)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주와 비교하면 22.6원 상승한 것으로 주간 상승 폭은 지난 1월 19일(25.5원) 이후 가장 컸다. 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106선을 웃돌기도 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중동 분쟁이 격화될 경우,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가 더욱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단을 1400원대까지 열어 둘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국내 경제 뿐만 아니라 증시에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증시에서는 달러 강세가 외국인 수급을 약화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서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유로화 약세,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있는데 중동 불안도 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며 “당분간 환율의 하방 경직성과 외국인 수급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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