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산소가 권력이자 무기가 되는 미래, ‘택배기사’가 2071년 암울한 디스토피아 속 희망을 그린다.

넷플릭스 ‘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 살 수 없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장르 드라마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황폐해진 환경과 한정된 자원으로 인해 계급화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맞닥뜨리는 예측 불가 상황을 담는다. 산소를 무기로 세상을 지배하고 사람들을 통제하려는 천명그룹에 맞서는 택배기사 5-8을 비롯, 블랙 나이트들이 피할 수 없는 싸움을 벌인다.

10일 오전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의 제작발표회에는 연출을 맡은 조의식 감독, 배우 김우빈, 송승헌, 이솜, 강유석이 참석했다. 조의석 감독은 “원작 웹툰을 보고 세계관이 너무 좋았다”라고 첫 시리즈 데뷔로 ‘택배기사’를 택한 이유를 밝혔다.

김우빈은 밤에는 난민을 돕는 블랙 나이트로 활동하는 택배기사 랭킹 1위 5-8을 맡았다. 천명그룹의 후계자 류석은 송승헌이 연기한다. 강유석은 5-8을 따르는 난민 사월, 이솜은 군 정보사 소령 설아를 맡았다.

김우빈은 작품을 택한 데 대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았나. 어쩌면 미래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다 생각했고 궁금했다. 다양한 캐릭터들에 관심이 갔고, 특히 5-8이라는 인물이 궁금했다. ‘마스터’에서 즐거웠던 기억이 있어서 감독님에 대한 믿음도 큰 역할을 했다”라고 말했다.

송승헌은 “감독님께서 기획하고 계실 때 듣고 호기심이 생겼다. 감독님과 20년 이상 된 친구 사이라 믿음이 가장 컸다”라고 함께하게 된 이유를 밝히며 “오늘 안 얘기인데, 어떤 팬이 오늘 5월 10일이 데뷔작 ‘일단 뛰어’ 개봉일이더라”라고 감독과의 인연을 과시하기도.

치열한 오디션을 뚫고 사월 역할을 거머쥐었다는 강유석은 “SF적 요소가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했다. 액션도 있어서 이 작품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했다”라고 말했다. 감독으로부터 “액션 괴물이 돼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받았다는 강유석은 “‘액션 괴물’ 한마디를 듣고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세 달 정도 준비를 했는데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기초 체력 훈련, 합 맞추기 등 준비를 했다”라고 말했다.

이솜은 “시나리오를 처음 볼 때부터 일상 속에 흔하게 자리 잡은 택배기사라는 존재가 누군가의 생명을 책임지는 존재로 탄생된 게 흥미로웠고, 워낙 유명한 웹툰인 데다 감독님이 이 이야기를 어떻게 펼쳐낼지 궁금했다”라고 ‘택배기사’에 합류한 이유를 전했다.

김우빈이 연기하는 블랙 나이트는 일종의 자경단으로, 11명의 택배기사로 이뤄진 사람들이다. 낮에는 택배를 배송하고 밤에는 난민을 위해 활동한다. 그는 이 인물을 연기하며 난민의 슬픔을 떠올렸다고. 그는 “난민이라는 이유로 아픈 이들을 떠올려보려 하고, (난민 출신의 5-8이) 과거의 아픔을 마음속에 가지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은 어떤 세상인지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악역인 천명그룹 후계자 류석을 연기하게 된 송승헌. 하지만 그는 배역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했다. 송승헌은 “이분법적으로 봤을 때는 악역이지만 나름의 신념이 있다. 자기만의 목표와 뜻이 있다. 마냥 나쁜 놈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드라마에서 군복을 입고 등장하는 이솜, 총을 많이 잡는다는 그는 ‘솜블리’라는 수식어 대신 ‘총잡이솜’이라는 말을 듣고 싶가도 말했다. 김우빈은 “사랑스러운 모습이 아닌 카리스마 있고 강렬한 느낌”이라고 거들었다.

SF 디스토피아 장르이기에 VFX에도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택배기사’. 황폐해진 미래라는 배경 때문에 배우들은 블루스크린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감독은 “CG에 공을 많이 들였다”라면서 “사막화된 서울이 굉장히 만족스럽고 고생한 CG팀에게 감사하다”라고 공을 돌렸다.

CG로 미래 사회를 구현한 데 대해 송승헌은 “남산타워, 롯데타워가 무너지고 익숙했던 서울 시내 모습들이 (미래로) 구현됐을 때 보는 분들도 새로울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송승헌은 또 사막화된 서울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 때문에 환경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고. 그는 “이 순간도 산소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고 사는데 작품 속 산소마스크가 부족하면 살 수 없는 세상이다. 그런 세상이 오면 큰일나겠다 싶더라”라면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큰 사랑을 받은 원작 웹툰을 가진 만큼 감독의 부담감도 상당했을 터. 조의석 감독은 원작 작가의 배려로 자유롭게 각색 작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작과는 세계관이 같다”라며 “방대한 원작을 압축하며 새로운 인물을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정이’ ‘사냥의 시간’ 등 넷플릭스에서 선보였던 디스토피아 세계관 작품과는 어떤 차별점을 뒀는지 묻는 질문에는 “조금 더 엔터테인한 요소가 많을 것”이라고 답했다. 감독은 “세상이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작품에 녹아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택배기사’에 담아낸 의미를 전했다. 않을까 한다.

극한의 상황에서 분투하는 이들이 기득권을 지키려는 자와 맞서는 이야기는 늘 관객과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대기가 오염돼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환경에 처한 이들, 그 가운데서도 가장 하층민인 난민의 이야기를 그린 ‘택배기사’, 송승헌은 재미와 함께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칫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장르물인 ‘택배기사’가 재미와 의미 모두를 잡고 또 하나의 넷플릭스 대작이라는 수식어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월 12일 공개.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백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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