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첫 회의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시작부터 쉽지 않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1호 안건으로 ‘당내 화합을 위한 대사면’을 발표했지만, 정작 사면의 당사자인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그럼에도 이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등을 직접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 위원장은 27일 채널에이에 출연해 “대사면의 대상자는 5명”이라며 “우리 안에서 우선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위원회는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첫 회의 후 1호 안건을 발표했다. 대사면을 통해 징계 해제를 논의할 대상은 당원권 1년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이 전 대표를 비롯해 홍 시장(당원권 정지 10개월), 김재원 최고위원(당원권 정지 1년) 등이다. 김 최고위원과 함께 당원권 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던 태영호 의원은 지난 8월 징계가 해제됐다.

하지만 당원권 정지 등 징계 중인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이 즉각 페이스북에 거부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 전 대표는 1호 안건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우격다짐으로 아량이라도 베풀듯이 이런 식의 접근을 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킨다. 저는 이런 혁신위의 생각에 반대한다”며 “재론치 않았으면 좋겠다”고 남겼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에 “사면은 바라지 않는다. 장난도 아니고 그런 짓은 하지마라”며 “김기현 지도부와 손절한 지 오래다. 총선에 출마할 것도 아니고 관여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응수했다.

인 위원장은 “제가 포용의 의미에서 만나려고 노력을 꽤 했는데 마음이 많이 상하신 것 같다”며 “(이 전 대표께서) 저를 잘 모르신다. 제 제안은 진지하다”고 아쉬워했다.

이 전 대표와 만나 나누고 싶은 이야기로는 “나라 얘기를 하고자 했다. 당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 얘기다. 4대를 이곳에서 산 내겐 대한민국은 소중하고 어렵게 만들어 온 나라”라며 “정치개혁을 하지 않으면 당은 물론 나라 자체가 걱정스럽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 인선 과정에서도 ‘친이준석계’, ‘범(凡) 비윤계’ 인사들로부터 ‘거부권’을 수집했다. 지난 25일 천하람 순천 당협위원장이 인 위원장으로부터 혁신위원회 합류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고,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도 혁신위 합류는 어렵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과 대통령실을 향해 냉철한 논평을 이어오던 윤희숙 전 의원도 인 위원장의 혁신위 합류 제안을 거절했다.

이미 여러 번 거절 당한 상태지만 인 위원장은 혁신 철학으로 내세웠던 통합, 희생, 다양성을 위해 만남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을 다 만날거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다 만날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첫 회의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이소희 혁신위원의 휠체어를 끌며 입장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인 위원장은 앞서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과도 거침없이 대화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인 위원장은 “저는 의사고 대통령은 검사”라며 “둘 다 정치인이 아니라 대화가 잘 된다. 한참 전이지만 3번 정도 식사했는데 굉장히 거침없다. 저도 스타일이 그렇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TV조선 ‘뉴스9’에서 공천의 기본 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인 위원장은 “병원 근무를 32년 해봤는데 기관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며 “정치권을 잘 모르지만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게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아직 혁신위원회에서 논의된 적은 없지만 “경북, 영남 지역의 스타들, 경쟁력 있는 사람들이 (서울·수도권의) 험지에 오면 어떨까 싶다”고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인 위원장의 ‘스피커로서 존재감’에 주목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원회의 여러 제안을 당이) 실행하지 않을 수 없도록 제가 분위기를 만들거다. 그게 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건강한 갈등(?)도 예고했다. 인 위원장은 “저에게 당에 놀아나느냐 그러는데 천만에요. 아마 갈 수록 당과 불편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대한민국 정치는 국가 수준에 어울리지 않게 낮다. 같이 고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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