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올해 금 매입량이 1년 전보다 15% 정도 늘었다. 인플레이션과 강달러로 통화가치 변동성이 커지면서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금값은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1일 세계금협회(WGC)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은 올해 1~9월 금 800t을 매입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분기별 매입량은 1분기 288t, 2분기 175t, 3분기 337t으로 집계됐다. 중앙은행이 국제통화기금(IMF)에 보고한 금 매입량은 3분기 129t이었지만, WGC는 실제 매입량이 이보다 많은 337t이라고 추산했다. 특히 중국, 러시아의 금 매입량이 IMF에 공식 보고한 수치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별로는 금 시장의 큰손인 중국을 비롯해 폴란드, 튀르키예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활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WGC는 각국 중앙은행의 올해 금 매입량이 지난해(1081t)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킹달러(달러 강세)로 통화가치가 하락하면서 가치 저장 수단인 금을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과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 등 국제 정세가 불안해진 것도 금 수요 확대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금을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중앙은행은 중국, 튀르키예 등 신흥국들이 꼽힌다. 이들 국가는 서방이 대러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의 금융자산을 동결하는 것을 보고 실물자산인 금을 구매한 뒤 이를 국내로 반입, 직접 보유하고 있다.

국제 금 시장의 ‘큰손’인 중국 인민은행이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수세를 주도하는 양상이다.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 부진, 부동산 시장 위축 등 중국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자 중국의 개인 투자자들도 인민은행을 따라 금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 외신은 “중국은 올 들어 중앙은행의 금 매입을 주도하고 있다”며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헤지하고, 미국 달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금 투자 수요가 확대되면서 국제 금값도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강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0월말 국제 금 현물가격은 9월 말 대비 8.19%(151.44달러) 오른 온스당 2000.07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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