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상과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리는 테러리스트와 어떤 대화도 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서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직접 전쟁 상황을 확인해보라고 직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방영된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유럽연합(EU) 등 서 당국자들이 우크라이나 정부와 평화협상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는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미국은 내가 테러리스트와 대화할 준비가 안 됐다는 것을 안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그는 “우리는 테러리스트를 믿을 수 없다. 그들의 말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NBC 방송은 미국과 EU 당국자들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러시아와의 전쟁을 끝낼 평화협상에 수반될 사항들을 언급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18개월 넘게 이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피로감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 분쟁까지 더해지자 군사적, 인도주의적 지원의 한계에 도달한 서방국들은 종전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전황과 관련해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평가를 부인했다. 그는 “상황이 어렵다”면서도 “이것을 교착상태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은 더 빨리 전진하고 러시아에 대한 예상외 공격을 위해 다양한 작전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한 뒤 “러시아가 지속해 공중을 지배하고 있으며 방공 시스템이 없으면 우리의 진군은 느리다”고 말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발레리 잘루즈니가 언론 인터뷰에서 “전쟁이 진지전 상태 또는 정적인 상태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러시아군에 군사력을 재구축할 여유를 줄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그는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과 관련 “나는 러시아가 이란과 함께 하마스의 배후에 있고 하마스를 후원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이들이 비난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전쟁을 끝내고 협상 테이블에 앉으려면 이들 국가가 배후에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라면서 “여기에는 북한도 추가된다. 가자지구에서 얼마나 많은 북한 군수품이 발견됐는지 봤을 것이다. 이것은 절대적인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테러리스트가 공격하고 아이들을 참수하면 여러분은 국민을 보호하고 국가를 방어할 수 있는 완전한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 시 24시간 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냈을 수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우크라이나에) 초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전쟁을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하는 데 24분만 있으면 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때문에 (바로 전장에)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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