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타이거즈 우승 이후 커넬 샌더스 인형에 유니폼을 입힌 팬들. 사진=한신 타이거즈 SNS
한신 타이거즈 우승 이후 커넬 샌더스 인형에 유니폼을 입힌 팬들. 사진=한신 타이거즈 SNS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보스턴 레드삭스는 지난 2006년 월드시리즈 우승할 때까지 기묘한 징크스를 겪어야 했다.

바로 ‘밤비노의 저주’라 불리는 징크스였다. 1920년 당시 보스턴의 구단주였던 해리 프레이지가 대출금을 갚기 위해 간판 스타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했는데, 이 트레이드 직전까지 보스턴의 최근 우승은 1918년으로 2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루스의 트레이드 이후 양키스는 역대 최다 월드시리즈 우승팀으로 기록된 반면 보스턴은 2004년 우승 때까지 무려 86년이 필요했다. 1920년을 기점으로 두 구단의 역사가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이에 보스턴에서는 저주를 풀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 특히, 루스가 보스턴 인근 호수에 버렸다는 피아노까지 인양하여 연주하는 등 할 수 있는 미신이란 미신은 다 시행했다. 그 노력의 결과와 당시 테오 엡스타인 단장의 이성적인 구단 운영 등이 2004년 우승으로 이어진 셈이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꽤 유명한 우승 관련 저주가 있었다. ‘커넬 샌더스의 저주’다. 커넬 샌더스는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의 창업주로서 현재는 이 치킨 매장 앞에 흔히 볼 수 있는 흰 수염 할아버지 인형으로 만나볼 수 있다. 1985년, 일본시리즈 우승에 성공한 한신 팬들이 당시 MVP를 차지한 랜디 바스와 닮은 커넬 샌더스 인형을 도톤보리 강에 던졌는데, 신기하게도 이 당시 이후 한신이 일본시리즈는커녕 정규시리즈에서도 우승하지 못하는 징크스를 이어갔다. 이를 두고 커넬 샌더스의 저주라는 이야기가 유행했다.

늘 만년 B클래스에 머물던 한신은 2003년과 2005년에 샌트럴리그에서 우승하며 저주를 푸는 듯 했지만, 일본시리즈에서 한 발 물러나면서 완전히 저주를 풀어내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2023년에 4승 3패로 우승을 차지, 무려 38년 만에 리그 및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뤄내면서 저주를 풀어냈다.

한신 역시 저주를 풀어내기 위해 도톤보리 강에 버렸다는 커넬 샌더스 인형을 인양하기 위해 애를 썼지만, 루스의 피아노와는 달리 그 실체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이번에 우승에 대한 한을 풀어내자 KFC 창업주에 대한 미안함과 예를 표하기 위해 커넬 샌더스 인형에 한신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혔다고 한다.

이렇게 프로 스포츠에는 경기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 외에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많은 이야깃거리가 존재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밤비노의 저주와 염소의 저주가 풀렸지만, 아직도 클리블랜드에는 ‘와후 추장의 저주’가 75년간 깨어지지 않고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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