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루 관중석까지 LG 팬들로 가득한 잠실구장. ⓒ곽혜미 기자
▲ 3루 관중석까지 LG 팬들로 가득한 잠실구장. ⓒ곽혜미 기자

▲ LG와 kt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인터넷 예매만으로 매진됐다. ⓒ곽혜미 기자
▲ LG와 kt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인터넷 예매만으로 매진됐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예매 전쟁의 결과는 경기장 독점이었다. 29년 만의 한국시리즈를 직관하기 위해 찾아온 LG 팬들로 잠실구장이 가득 찼다. kt 응원석이 마련된 3루쪽 관중석도 LG 팬들의 수가 적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LG 팬들의 압도적인 응원은 승리로 이어지지 못했다.  

LG 트윈스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1회부터 과감한 타격으로 kt 선발 고영표를 괴롭혔지만 확실히 달아나지는 못했다. 2-2 동점이던 9회에는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결승점을 빼앗기면서 1차전을 내줘야 했다. 

▲ 무적LG 응원 ⓒ곽혜미 기자
▲ 무적LG 응원 ⓒ곽혜미 기자

LG 트윈스는 한 세대가 바뀔 무렵 다시 정상에 도전한다. 144경기에서 86승 2무 56패 승률 0.606으로 정규시즌 1위에 올랐다. 135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매직넘버를 모두 지우고 일찌감치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LG의 정규시즌 1위는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처음이다. 

투타 모두 정상급 기량을 자랑했다. 팀 타율(0.279)이 1위였을 뿐만 아니라 투수친화형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불리함을 딛고 OPS 또한 0.755로 1위에 올랐다. 팀 평균자책점도 3.67로 1위. 풍부한 불펜을 바탕으로 만든 성과다. 리그 최다 92홀드가 이를 뒷받침한다. 

주루에서는 약점을 보였다. 염경엽 감독은 ‘많은 도루 시도 자체가 효과’라고 주장하지만 리그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62.2%(267번 시도 166번 성공 101번 실패) 도루 성공률은 리그 최강 타선의 이점을 스스로 깎았다. 주루사(78회) 견제사(15회) 모두 최다 1위 불명예 기록을 썼다. 염경엽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6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신중한 주루를 예고했다. 한편으로는 ‘연막작전’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 이강철 감독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 이강철 감독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LG는 지난달 15일 정규시즌 144번째 경기를 마친 뒤 19일부터 한국시리즈에 대비한 훈련을 시작했다. 네 차례 청백전과 두 차례 상무와 연습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주기적으로 야간 훈련을 병행하면서 밤경기가 변수가 되지 않도록 했다.

4일에는 무료 입장으로 팬들을 초대해 청백전을 벌이며 한국시리즈 분위기를 미리 체감했다. 외야와 익사이팅석, 프리미엄석을 개방하지 않았는데 1만 3254명이 입장했다. 우승을 향한 LG 팬들의 열망 또한 선수단만큼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6일 오후부터 진행된 인터넷 예매로 1차전 2만 3750석이 모두 팔렸다. 원하는 자리를 구매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한때 서버가 다운돼 좌석 선택 페이지까지 들어가는 것부터 쉽지 않을 만큼 접속자가 몰렸다.

LG 팬들이 3루쪽 좌석을 예매했다는 ‘인증’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돌면서 때아닌 ‘비매너 응원’ 논란도 일었다. LG 팬들은 표를 구할 수 없어 3루쪽이라도 예매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실제로 7일 잠실구장은 3루쪽 관중석까지도 LG의 ‘검빨’ 유광점퍼와 노란 응원 수건으로 물들었다. 

LG에서는 구광모 그룹 회장 겸 LG 트윈스 구단주가 취임 후 처음으로 잠실구장을 방문해 화제를 모았다. 구광모 구단주는 잠실구장 그라운드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 관중석 매진 전경 LG 응원 ⓒ곽혜미 기자
▲ 관중석 매진 전경 LG 응원 ⓒ곽혜미 기자

그래도 kt 이강철 감독은 선수단이 주눅들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도 아드레날린이 돌아서 더 좋지 않을까. 한쪽으로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경기가 더 재미있다. (윌리엄)쿠에바스는 부산 가면 일부러 견제한다. ‘마!’ 들으려고 한 번 더 해보라는 식으로 그런다. 우리 팬들도 괜찮다. 많이 늘었다. 우리가 이기면 되는 것 아니겠나”고 웃어넘겼다. 또 “그러면 LG가 더 긴장감을 가질 수도 있다”며 ‘역효과’도 기대해봤다. 

경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결과를 예상할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하게 진행됐다. kt가 먼저 선취점을 냈지만 LG가 곧바로 경기를 뒤집었다. LG는 비록 실책 4개를 저질렀지만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호수비를 펼치며 팽팽한 경기를 유지했다. kt도 고영표의 역투와 손동현의 포스트시즌 6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2-2 동점을 유지했다. 

마지막 9회 승패가 갈렸다. kt는 2사 후 배정대의 볼넷으로 기회를 살렸고, 문상철의 담장 직격 2루타로 3-2 역전에 성공했다. 2만 3750석 가운데 2만 석 가까이를 차지한 LG 팬들이 침묵에 빠졌다. 예매 경쟁에서 살아남은 ‘소수정예’ kt 팬들이 경기가 끝난 뒤에도 한참동안 응원가를 부르며 1차전 승리의 여운을 즐겼다. 

염경엽 감독은 “팬들이 많이 오셨는데 이기는 경기 못 보여줬다. 죄송하다. 내일 경기 잘해서 웃으면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차전은 8일 오후 6시 30분 열린다. LG는 최원태를, kt는 윌리엄 쿠에바스를 선발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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