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최원태 ⓒ LG 트윈스
▲ LG 트윈스 최원태 ⓒ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이제 트레이드의 이유를 증명할 시간이 왔다.

정규시즌을 제패한 LG 트윈스는 무려 21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로 진출,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그런데 출발부터 삐끗했다. LG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KT 위즈에 2-3으로 석패하면서 기선제압을 당했다.

숨을 돌릴 틈도 없다. 한국시리즈 2차전은 8일 오후 6시 30분에 거행한다. LG로서는 반드시 2차전을 이겨야 시리즈 균형도 맞추고 분위기도 회복할 수 있다.

LG가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투수 중책을 맡긴 선수는 다름 아닌 우완투수 최원태. 최원태는 지난 7월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합류한 선수다. LG는 최원태를 데려오기 위해 이주형과 김동규 등 유망주 2명과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줘야 했다. 당시 LG의 트레이드 승부수는 “우승으로 가는 마지막 퍼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출발은 상쾌했다. 최원태는 지난 7월 30일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나와 6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한 피칭을 선보이면서 ‘대박 트레이드’라는 찬사를 얻었다. 

그러나 8월 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이닝 9피안타 4탈삼진 6실점에 그치더니 급기야 8월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는 4이닝 1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1실점(9자책)이라는 악몽 같은 순간이 펼쳐지기도 했다. 9월 1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도 마찬가지. 2⅔이닝 동안 8피안타 5볼넷 3탈삼진 7실점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다음날인 9월 1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될 정도로 최원태의 부진은 심각했다.

2군에서 재정비 시간을 가진 최원태는 9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1군 복귀전을 치렀고 7이닝 6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보여줬지만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9월 30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4⅔이닝 5피안타 4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투구수가 99개에 달해 교체가 불가피했다.
 
올해 최원태가 남긴 성적표는 26경기 146⅔이닝 9승 7패 평균자책점 4.30. 키움 시절에는 6승 4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한 것과 달리 LG로 온 뒤에는 3승 3패 평균자책점 6.70에 그치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 최원태 ⓒ곽혜미 기자
▲ 최원태 ⓒ곽혜미 기자

▲ 최원태 ⓒ곽혜미 기자
▲ 최원태 ⓒ곽혜미 기자

그럼에도 LG는 최원태를 한국시리즈 2선발로 낙점했다. 키움 시절에 쌓은 포스트시즌 경험은 분명 다른 선수들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해에도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에 등판했던 선수다. 또한 2군에서 재정비 시간을 거치면서 이전보다 투구가 나아졌다는 판단도 섰다.

지금 LG는 외국인투수가 케이시 켈리 1명 밖에 없다. 정규시즌에서 11승을 거둔 아담 플럿코는 이미 집으로 돌아간 상태. 

플럿코는 지난 해 28경기에서 162이닝을 던져 15승 5패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하면서 켈리와 최고의 외인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그러나 담 증세로 9월말 이후 마운드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불안감을 키웠고 결국 키움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복귀했지만 1⅔이닝 8피안타 6실점(4자책)으로 난타를 당하면서 LG도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초반부터 0-6으로 리드를 당한 LG는 6-7까지 따라 붙었지만 역전까지 해내지는 못했다. 플럿코의 믿기 어려운 부진에 LG도 흔들렸고 끝내 키움에 1승 3패로 밀리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하는 충격적인 순간을 맞았다.

그렇다고 정규시즌에서 15승과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를 쉽게 포기할 수는 없는 법. LG의 선택은 플럿코와의 재계약이었다. 이미 KBO 리그에서 검증을 마친 플럿코의 투구는 그 누구도 막기 어려운 것이었다. 플럿코는 전반기에만 17경기에서 102이닝을 소화하며 11승 1패 평균자책점 2.21로 특급 활약을 보여줬다. 이때만 해도 LG는 몰랐다. 플럿코가 후반기에 4경기만 던지고 사라질 운명이라는 것을.

플럿코의 마지막 등판 기록은 8월 26일 창원 NC전으로 남아 있다. 플럿코는 골반뼈에 타박상을 입으면서 공백기를 가졌고 LG는 한 달 가량 시간이 지나면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플럿코는 계속 아프다는 말만 반복했다. LG도 기다리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미 시즌 말미에는 플럿코에 대한 미련을 접은 상태였다. 결국 플럿코는 지난달 27일 미국으로 출국, 한국시리즈 등판이 무산됐다. 당시 LG 구단은 “플럿코가 그동안 재활에 매진했지만 구단과 협의 끝에 한국시리즈 등판이 어렵다고 판단해 미국으로 출국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만약 플럿코가 전반기의 흐름을 후반기에도 이어가고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했다면 당연히 한국시리즈 1~2차전 중에는 선발투수로 등판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플럿코는 한국에 없다. 누군가는 플럿코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LG는 최원태의 호투로 플럿코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기를 바라고 있다.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마침표를 위해 결단을 내린 트레이드는 2차전 승리라는 달콤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까. KT도 외국인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선발투수로 예고해 맞불을 놓은 상황. 쿠에바스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한 선수로 NC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3이닝 6피안타 7실점(4자책)으로 부진했지만 4차전에서는 6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KT가 리버스 스윕을 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플럿코 ⓒ곽혜미 기자
▲ 플럿코 ⓒ곽혜미 기자

▲ 쿠에바스 ⓒ곽혜미 기자
▲ 쿠에바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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