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남현희가 전청조의 위조 주민등록증이라고 주장한 사진 /연합뉴스, 남현희 인스타그램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가 밤새도록 SNS에 게시물을 올려 이목을 끌었다.

7일 자정을 앞두고 남현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1~8번까지 그동안 전청조와 자신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에 해명했다. 앞서 전청조가 자신에 대한 인터뷰를 한 내용에 전면 반박하는 내용이 주가 됐다.

남현희는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그동안 있었던 일 생각나는 대로 인스타에 올린다”라며 “그래야 죽어도 후회가 없을 것 같다”고 글을 쓰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가 호소한 내용은 크게 8가지로, 다음과 같다.

(1) “전청조가 남현희 가족에게 용돈 준 것은 맞지만, 일부 사실과 다르다”

남현희는 그의 어머니가 전청조로부터 받은 용돈이 300만원, 500만원 두 차례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의 여동생 가족에게 전청조가 청담동 카페 동업을 제안했고, 9개월간 기다렸으나 진행된 일이 없었다고 했다. 그래도 그동안 여동생 가족은 월 500만원을 받으면서 생활한 것으로 보인다.

남현희는 전청조가 사기행각이 발각된 후 인터뷰에서 “남현희 엄마에게 용돈 줬다, 남현희 엄마에게 차 사줬다, 남현희 여동생에게 생활비 줬다”고 주장한 일에 대해 “어이없고 계속 거짓말을 해대고 있다”고 말했다.

(2) “경호원은 남현희가 화장실 갈 때도 따라가고, 감시했다”

/이하 남현희 인스타그램

남현희는 화장실에 갈 때도 전청조의 경호원들이 따라오고, 감시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에게는 이미 전청조를 만나기 이전부터 벤츠GLE와 벤츠 S클래스 차량이 있었는데, 전청조와 만남 이후에는 그가 수행 비서 차량만 타게 했기 때문에 자동차가 필요 없게 됐다고. 남현희가 리스였던 벤츠 S클래스 차량을 처분하려고 하자, 전청조는 본인이 리스료를 내고 타겠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남현희는 “전청조는 벤츠S를 3월부터 타면서 현재까지 월 250만원의 리스료를 1회만 지불했다”고 덧붙였다.

(3) “가슴수술 아니고 갈비뼈 수술”

남현희는 전청조에게 가슴 수술을 할 건지 물어본 적은 있지만, 강제하거나 강압한 적은 없다고 했다. 전청조가 스스로 8월에 아무도 모르게 가슴 절제 수술 예약을 잡아 진행했고, 수술을 앞두고는 주변에 가슴 수술이 아니라 ‘갈비뼈 수술’을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갈비뼈 뼛조각이 돌아다녀서 수술받고 핀을 꽂아야 한다는 것.

남현희는 “(전청조가) 사랑을 못 받고 자라서 상처가 많구나 싶어 이해했다. 그런데 사기꾼이고 전과자라는 사실을 알고 그동안 감싸준 내가 바보 같고 배신감이 든다. 본인이 많은 사람들을 속여가며 수술 해놓고 지금은 모든 게 다 남현희가 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4) “내가 태어난 곳은? 뉴욕”

지난달 24일에서 25일로 넘어가는 새벽, 남현희는 전청조를 만나 모든 사건의 진실을 듣고자 했다. 이날 전청조는 자신의 엄마라고 주장하는 여성에게 전화를 걸어 울면서 “엄마 내 친아빠 누구지?”라고 물었고, 여성은 “P호텔 회장”이라고 응답했다. “내가 태어난 곳은?”이라는 물음에는 또 울먹이면서 “뉴욕”이라고 답했다고.

(5) 전청조의 주민등록증

남현희는 전청조가 전과 10범, 거짓 주소, 성별을 속이고, 주민등록증을 위조했다고 주장했다.

남현희의 주장에 따르면 전청조는 처음엔 가족처럼 친한 언니 동생으로 지내자고 접근했다. 그러다가 뒷번호 1로 시작하는 주민등록증을 보여주면서 자신이 남자로 성별을 바꿨다고 했고, 적극적으로 애정 공세를 펼쳤다. 이에 남현희도 서서히 마음이 열렸다고 했다.

(6) “자고 일어나면 돈이 쌓인다”

은행 앱에 잔고 51조는 남현희도 봤다. 전청조가 20세에 카지노 기계를 개발하고, 25세에 성전환 수술을 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전 세계 카지노에 전청조가 만든 제품이 납품되어 자고 일어나면 돈이 쌓인다고 말했고, 은행 앱 잔고에 51조 찍혀 있는 것도 보여줬다. P호텔 회장이 세금 문제로 1조가 필요해서 전청조가 도움을 줬고, 그래서 남현희와 결혼을 허락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7) “돈 걱정 없이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남현희는 전청조의 주된 업무가 컨설팅, IT, 강연, 독서모임 등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전청조가 강연을 구경하라고도 했지만, 펜싱 외에 관심이 없던 그는 전청조가 그저 51조 자산을 보유한 ‘돈 걱정 없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8) “호흡곤란, 시한부 인생”

남현희는 전청조가 ‘이름 빼고 모든 게 거짓이었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전청조는 호흡 곤란, 피 토하는 장면, 큰 주사기를 팔에 꽂는 장면 등을 보여왔다. 시한부라서 얼마 살지 못하기 때문에 친구가 되어달라고 접근했다고. 비행기를 함께 탔을 때도 산소호흡기를 착용해야 숨을 쉬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의 말을 다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9) “내가 제일 큰 피해자”

남현희는 “26년의 노력이 한 번에 무너진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 2주째 밥을 못 먹고 잠도 못 자고 힘들게 보내고 있다. 내가 죽어야 끝나는 건가? 내가 죽으면 사람들이 억울함을 알아줄까?”라고 했다.

이어 “내가 뭐가 아쉬워서 그동안의 명예를 실추시키면서 사기를 치냐”라며 “내가 제일 큰 피해자다. 남들은 피해 본 것이 돈이지만, 나는 돈도 명예도 바닥났고, 가족과 싸움이 일어나고 펜싱 아카데미 운영도 못 한다. 피의자 신분으로 죄인처럼 조사받고 2주째 집 밖을 못 나가고 있다. 왜 나면 이런 현실에 처했나 참담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난 26년 동안 가슴에 태극마크 달고 국위선양 해 인생 다 바쳐 살았다. 국민의 응원, 격려, 감사 정말 감사했다. 나라는 사람을 그동안 방송에서 지켜봤을 텐데 사기꾼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니 난 그럼 더 이상 살아갈 이유가 없다”라며 “엊그제 9시간 넘게 조사하면서 있는 그대로 말했고, 출국 금지 당했다. 앞으로 내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진짜 내가 죽어야 이 사건이 끝나는 거냐, 내가 죽을까?”라고 호소했다.

전청조씨 사기 공범 혐의를 받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가 8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남현희는 8일 오전 경찰 재소환 조사를 받는다. 경찰은 전청조와 남현희의 대질 조사 진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 7일 서울 송파경찰서 측은 남현희에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 남현희는 사기 혐의로 구속된 전청조와 공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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