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사진)이 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9월 국제수지(잠정)'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5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경상수지가 5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은 14개월 만이다. 올해 9월에도 여전히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한 ‘불황형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3년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9월 경상수지는 54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4억4000만달러가 늘어난 규모다.

이로써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5월 19억2000만달러 △6월 58억7000만달러 △7월 37억3000만달러 △8월 49억8000만달러 △9월 54억2000만달러로 집계돼 연속 5개월 흑자로 나타났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9월 경상수지는 전월보다 흑자 규모가 확대하면서 5개월 연속 흑자를 지속하게 됐다”며 “경상수지 흑자는 서비스 적자 폭이 늘었지만, 상품수지 흑자 폭이 더 크게 확대된 것에 기인하며, 5개월 연속 흑자는 작년 3~7월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경상수지는 국가 간 기업이나 정부가 행한 모든 대외적인 경상거래에 의한 수입과 지출 차액을 말한다. 지표로 크게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된다.

먼저 9월 상품수지는 74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52억1000만달러) 대비 22억1000만달러 증가한 규모이며, 2021년 9월 이후 최대 흑자 규모다.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은 “통관기준 무역수지 개선영향 등으로 상품수지가 2021년 9월 이후 최대 흑자 규모를 기록했다”며 “상품수출이 개선흐름을 지속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회복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상품수출의 경우 승용차가 호조를 지속하고 반도체가 개선되면서 감소율이 전월 -6.3%에서 9월에는 -2.4%로 축소됐다. 상품수입은 원자재, 자본재, 소비재 모두 감소세가 이어졌으나 감소 폭은 전월 -210%에서 9월에는 -14.3%로 둔화했다. 9월 역시 수출은 줄었지만,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불황형 흑자를 보였다.

서비스 수지는 여행수지가 전월 -11.4%에서 9월 -9.7%로 다소 개선됐으나 특허권 사용료 수입이 줄면서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가 0.4%에서 -6.7%로, 기타사업서비스수지 역시 -2.6%에서 -12.9%로 적자 규모가 늘어나면서 전월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본원소득수지는 전월 분기배당지급영향이 해소되면서 9월 15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45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에서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0억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3억5000만달러 늘었다.

올해 1~9월 경상수지는 누적 165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7억5000만달러 흑자와 비교하면, 흑자 폭 자체는 줄었다.

한은은 10월 경상수지 역시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확전 가능성이 잔존한 만큼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관측했다.

신 국장은 “경상수지 흐름을 감안했을때 흑자기조가 정착됐다고 판단하며, 10월 역시 9월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확전돼서 이란이 참전하는 상황이 발생할 때 물가 150달러를 기록하는 등 크게 올라 경상수지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여 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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