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이 9일부터 이틀간 경고파업에 돌입한다.

공사노조는 전날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이날 주간근무(09시)부터 10일 야간근무(18시) 전까지 파업에 들어간다.

다만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는 이번 파업에 불참한다. 통합노조는 이날 조합원들에게 ‘긴급 쟁의대책위원회 결의사항’을 전달하고 “긴급 쟁의대책위원회 회의 결과 통합노동조합은 경고파업에 동참하지 않는다”며 “전 조합원은 정상 업무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공사노조와 통합노조로 구성된 연합교섭단은 전날 오후 3시 성동구 본사에서 최종 본교섭을 열었다. 하지만 시작 2분여만에 사측의 요구로 양측 합의 하에 정회한 뒤 협상안을 검토하다 오후 9시 13분께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연합교섭단은 최종 합의안을 만들기 위해 논의에 들어갔지만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공사는 ▲270여명을 추가한 신규채용 660명 ▲임금 잠식해소 ▲노사공동행사비 증액 및 특별 포상 등 추가의 합의안을 마련했고, 통합노조는 이에 찬성했지만 공사노조는 합의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연합교섭단은 최종회의를 통해 각 노조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결정했다.

공사노조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총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연다. 같은 시각 성동구 신답별관에서 예정됐던 파업 출정식은 통합노조의 불참 선언으로 취소됐다.

공사노조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파업에 돌입한다. 다만 전면파업에 들어갔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경고 차원의 이틀짜리 한시적 파업이다. 통합노조가 파업 불참하면서 파업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었다. 공사내 노조원 수는 공사노조가 1만1000여명, 통합노조가 2000여명이다. 제3노조인 올바른노조는 애초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노사는 그간 인력감축 문제 놓고 평행선을 달려왔다. 공사는 대규모 적자 상황에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공사의 누적 적자액은 지난해 기준 17조6080억원이다. 이에 따라 2026년까지 공사 정원의 13.5%인 2212명의 인력 감축 방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이에 노조는 사측이 경영 악화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긴다며 반발했다. 아울러 이 같은 인원 감축안이 장기적으로 안전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합노조가 파업에 불참하기로 했지만 서울 지하철 운행의 불편은 어쩔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사는 앞서 9월 ‘필수 유지업무 실무 협정’을 체결했다. 공사는 필수유지업무 및 대체 인력 등을 확보하여 평일 기준 현원 대비 83%의 인력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평일 출근 시간대(07~09시) 열차 운행률을 평소와 같이 100% 수준으로 유지한다. 다만 통합노조의 불참으로 파업 참여 인원이 줄면서 운행률은 더 올라갈 수 있다.

또 퇴근 시간대(18~20시)는 운행률 저하로 인한 혼잡도를 완화하기 위해 비상대기 열차 7대를 대기시키고, 혼잡도가 높은 2호선의 경우 임시열차 5편성(내선 3대, 외선 2대)을 추가 투입한다. 낮 시간대 등 평상시간은 운행률이 하향 조정된다. 평시 대비 운행률은 71.2%가 될 전망이다. 공사는 지난해 파업 때에는 출근시간 100%, 평상시간대는 72.7% 운행률을 목표로 한 바 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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