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가 정전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억류 중인 10여명의 인질을 석방하는 협상을 중재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카타르가 미국과 조율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인질 석방을 중재하는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하마스 측 관계자는 “3일간 인도주의적 교전 중단을 하는 조건으로 6명의 미국인을 포함한 총 12명의 인질을 석방하는 내용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휴전 조건과 관련해 “이는 하마스가 인질들을 풀어주고, 이집트가 인도주의적 지원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라고 부연했다.

타스통신 등 러시아 현지 매체들도 “이집트는 가자지구의 휴전과 인질 석방을 맞바꾸는 협상안에 기울어있다”고 이집트 관영 매체 알카히라 뉴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도처에서 들려온다”면서 “우리 인질들을 석방하지 않으면 휴전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고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앞서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6일 인질 석방을 위해 사흘간 교전을 중단하라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흘 동안 하마스가 인질 10∼15명을 석방하고 모든 인질의 신원을 검증한 뒤 명단을 제공하도록 한다는 구체적 제안을 내놨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하마스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상대로 지상군을 기습 침공시켜 민간인 1400여명을 살해하고 240여명을 납치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즉시 반격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전쟁이 2개월차에 접어들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7일부터 가자지구에 들어간 지상군이 작전을 지속하며 병력 투입 규모와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를 상대로 진행 중인 전쟁을 마무리한 이후 가자지구를 장기 통치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의 미래를 논의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인 일론 레비는 “하마스 시나리오 그 후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아직 너무 이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마스 (소탕) 그다음 날이 다음 주가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우리는 국제사회의 파트너들과 함께 ‘그다음 날’에 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탐색하고 있다”며 “공통 분모는 가자지구의 비무장화 그리고 다시는 그곳이 테러의 온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쟁이 장기화하고 민간인 피해가 불어나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엔은 가자지구, 이스라엘, 그리고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사람들이 가장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하마스와 이스라엘 모두가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집트로 연결되는 라파 국경 검문소를 찾아 “하마스가 지난달 7일 자행한 만행은 끔찍한 전쟁범죄이며, 인질을 계속 붙들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한 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집단으로 처벌하는 것도 전쟁범죄이며, 민간인을 강제로 대피시키는 것 역시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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