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수 임찬규 ⓒ곽혜미 기자
▲ 김현수 임찬규 ⓒ곽혜미 기자

▲ 임찬규 ⓒ곽혜미 기자
▲ 임찬규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신원철 기자] 2002년 11월 10일에는 LG의 패배에, 2023년 11월 10일에는 LG의 승리에. ‘엘린이 출신’ LG 투수 임찬규가 21년 만에 또 눈물을 흘렸다. 완전히 다른 이유로. 

LG 트윈스는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8-7 기적 같은 승리를 거뒀다. 리드가 네 번이나 바뀌는 치열한 승부에서 웃었다. LG는 이 승리로 시리즈 전적 2승 1패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1차전을 내줬지만 2, 3차전을 내리 잡으면서 시리즈 전체의 분위기도 가져왔다. 

21년 전 11월 10일 LG의 한국시리즈 6차전 패배에 펑펑 울었다는 임찬규가 2023년 11월 10일 LG의 한국시리즈 3차전 승리를 보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지난 6일 미디어데이에서 임찬규는 “2002년 한국시리즈는 정말 잊지 못할 기억이다. 세세한 내용 모두 다 기억한다”며 “선수로 한국시리즈에 등판하게 됐으니 ‘성공한 덕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찬규의 등판일이 마침 11월 10일 3차전으로 정해지면서 2002년 한국시리즈와의 인연이 재조명됐다. 공교롭게도 21년 전 오늘이 LG의 가장 최근 한국시리즈 경기가 열린 날이다. 

▲ 임찬규 ⓒ곽혜미 기자
▲ 임찬규 ⓒ곽혜미 기자

임찬규는 3차전에 선발로 나와 3⅔이닝 6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1회부터 4회까지, 처음부터 투구를 마칠 때까지 이닝마다 주자를 2명 이상 내보내며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고비마다 탈삼진을 기록하고 또 수비 도움을 받으면서 실점을 최소화했다. 임찬규가 교체된 시점에서 LG는 3-1로 앞서 있었다. 

그런데 임찬규가 내려간 뒤 흐름이 달라졌다. LG는 5회말 수비에서 3점을 빼앗기며 리드를 넘겨줬다. 오지환의 실책이 빌미가 됐다. 5회에만 정우영(⅓이닝 2실점 1자책점)과 함덕주(0아웃 1실점), 백승현(⅔이닝 무실점)이 연이어 나왔는데 누구도 안정감을 보이지 못했다. 불펜 7명이 8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5-4로 역전승했던 8일 2차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불펜 야구를 하는 LG가 불펜에 발목을 잡히는 상황이 발생했다. 

▲ 박동원 ⓒ곽혜미 기자
▲ 박동원 ⓒ곽혜미 기자

▲ 오지환 ⓒ곽혜미 기자
▲ 오지환 ⓒ곽혜미 기자

6회초 박동원의 역전 2점 홈런으로 다시 앞서기 시작했지만 8회말 등판한 고우석이 아웃카운트 하나 잡는 동안 3실점해 블론세이브를 저지르고 패전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LG 선수들은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어떤 상황이 와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실행에 옮겼다. 9회초 공격에서 kt 마무리 김재윤을 상대로 홍창기가 내야안타, 오스틴 딘이 볼넷으로 출루해 오지환에게 마지막 기회를 넘겨줬다. 

오지환은 볼카운트 1-0에서 2구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는 재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트렸다. 29년 만의 우승을 염원하는 LG 팬들과 선수들이 열광하는 사이, 임찬규는 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임찬규가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는 장면이 한 팬의 SNS를 통해 알려졌다. 

그만큼 승리가 간절했다. LG 염경엽 감독은 “선수들에게 경기에 대한 집중력, 승리에 대한 절실함이 있다. 그런 마음이 오늘 경기의 승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 들어온 염경엽 감독도, 데일리 MVP 오지환도 흥분이 가시지 않은 상기된 표정과 목소리였다. 표현하는 방법은 달랐지만 모두 승리라는 결과를 마음껏 누리고 있었다. 

▲ 임찬규 ⓒ곽혜미 기자
▲ 임찬규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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