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이정용./수원=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수원 김건호 기자] ”큰일 났다 생각했어요.”

이정용(LG 트윈스)은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에 9회말 구원 등판해 ⅔이닝을 책임지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LG는 5-7로 뒤진 9회초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2사 1루 상황에서 오스틴 딘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타석에 오지환이 나왔다. 5회말 실책으로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던 오지환은 자신의 실수를 완벽하게 만회하는 한방을 터뜨렸다. 김재윤을 상대로 3점 홈런을 터뜨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LG 트윈스 오지환./수원=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9회말 LG는 8회부터 마운드를 지킨 고우석을 그대로 올렸다. 하지만 고우석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앤서니 알포드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대타 김준태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이어 대타 정준영이 좌익수 앞 안타를 기록했다. 문성주가 슬라이딩해 포구를 시도했지만, 공이 글러브에 맞고 나왔다.

결국 1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LG 더그아웃이 결단을 내렸다. 고우석을 내리고 이정용을 투입했다. 하지만 이정용의 출발은 불안했다. 선두타자 배정대를 상대로 초구부터 폭투를 던졌다. 그사이 주자 모두 진루에 성공하며 1사 2, 3루가 됐다. 이후 배정대를 자동고의4구로 내보내는 선택을 했다.

김상수와의 승부를 택한 것이다. 이정용은 김상수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이어 2구로 슬라이더를 선택했다. 그 공을 김상수가 받아쳤다. 하지만 투수 이정용이 땅볼 타구를 포구했고 홈에 송구했다. 계속해서 박동원이 홈을 밟은 뒤 1루에 던져 더블플레이로 연결했다. LG가 극적인 8-7 승리를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승리 후 기뻐하는 LG 선수단./수원=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경기 후 이정용은 폭투가 나온 뒤 마음가짐에 대해 “희생플라이가 나오더라도 동점이었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을 믿었다”며 ”너무 잘 치고 있어서 1점만 준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막고 싶었다. 결과가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이정용은 김상수의 타구가 자신에게 올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공을 잡은 뒤) 사실 큰일 났다 생각했다. 공이 나한테 올 것이라는 생각을 아예 못 했다”며 ”물론, (박)동원이 형이 투수 땅볼 나오면 홈으로 던지자고 했다. 그래도 수비 좀 자신 있는 편이었는데…오늘 좋은 경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잡을 때까지는 몰랐는데 홈에 던질 때는 제발 하면서 던졌다. 느린 화면으로 보면 자신 있는 모습을 아니었다”며 ”그냥 정확히만 던지고 싶었다. 잘 가가지고 다행이다”고 덧붙였다.

승리 후 기뻐하는 LG 선수단./수원=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정용은 5회부터 여러차례 몸을 풀며 자신이 나갈 순간을 기다렸다. 그는 “9회에 역전하면 (고)우석이가 나가는 것이었고 동점이면 내가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몸은 계속 풀었다. 오늘 네 번이나 풀었다”며 ”5회 빅이닝 때부터 풀기 시작했다. 계속 준비는 했다. 좋은 투수들이 다 나간 뒤 내 차례가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는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였다. 그리고 ’케네디 스코어’로 LG가 승리했다. 오스틴의 3점 홈런을 시작으로 KT의 역전 그리고 박동원의 2점 홈런으로 재역전, 박병호의 2점 홈런으로 KT가 쐐기를 박는 듯했지만, 오지환이 극적인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정용은 “만화나 게임에서 보던 스코어여서 계속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며 ”빨리 2승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도 팀원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자는 생각이었다”며 ”오늘 이런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절반 정도는 내 목표를 달성한 것 같다”고 밝혔다.

승리 후 기뻐하는 LG 선수단./수원=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정용은 데뷔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것도 1점 차에 1사 만루 상황에서 만든 값진 세이브였다. 그럼에도 자신보다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인생에 몇 없을 경험같다. 타자들도 너무 잘해줬다. 팀원들이 더 잘했던 것 같다. 나는 공을 몇 개 안 던졌다”며 ”(임)찬규 형이 너무 잘 던졌지만, 일찍 내려왔고 중간 투수들이 고생해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타자들도 고생 많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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