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박병호./수원=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LG 트윈스 홍창기./수원=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수원 김건호 기자] 부진에 빠졌던 양 팀 핵심 자원이 믿음에 응답했다.

KT 위즈와 LG 트윈스는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을 치렀다. 결과는 LG의 8-7 승리.

이날 경기 전까지 양 팀 사령탑에 큰 고민이 있었다. LG의 홍창기, KT의 박병호, 앤서니 알포드가 좀처럼 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창기는 올 시즌 174안타 1홈런 65타점 109득점 타율 0.332 OPS 0.856을 기록했다. 올 시즌 출루율(0.444) 1위다. LG의 리드오프로 활약하며 29년 만의 첫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첫 2경기에서의 모습은 정규시즌 때의 모습이 아니었다. 8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 1득점으로 누상에 나가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LG 염경엽 감독은 홍창기에게 믿음을 보냈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단 한 차례도 선발라인업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수원=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3차전을 앞두고 염경엽 감독은 홍창기에 대해 “잘할 것이다”라고 짧게 대답했지만, 확실한 믿음을 보여줬다.

그리고 홍창기가 그 믿음에 응답했다. 1회초 첫 타석부터 안타를 터뜨렸다. 10타석 만에 나온 한국시리즈 첫 안타였다. 이후 박해민의 희생번트로 2루까지 진루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하지 못했다.

첫 안타를 터뜨린 뒤 홍창기의 방망이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3회초 1사 후 두 번째 타석에 나왔다. 그리고 중견수 앞으로 빠져나가는 타구를 만들어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이후 박해민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김현수의 진루타로 2사 2, 3루가 됐고 오스틴 딘의 선취 3점 홈런이 터졌다.

LG 트윈스 홍창기./수원=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홍창기는 4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세 번째 타석에 나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6회초 이날 경기 세 번째 출루에 성공했다. 2사 후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는 내야안타로 출루해 4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이후 김현수의 2루수 땅볼로 2루에서 포스아웃당했지만, 이후 오스틴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오지환의 역전 3점 홈런이 터지며 LG가 승리했다.

KT에도 간만에 안타를 맛본 두 명의 타자가 있었다. 박병호와 알포드다. 박병호는 정규 시즌 132경기 122안타 18홈런 87타점 53득점 타율 0.283 OPS 0.800을 기록, 알포드는 142안타 15홈런 70타점 83득점 타율 0.289 OPS 0.812를 마크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1, 2차전에 침묵했다. 알포드가 3번, 박병호가 4번 타자로 나와 장성우와 함께 클린업 트리오를 구축했지만, 알포드는 6타수 무안타 2볼넷 4삼진 1득점, 박병호는 8타수 무안타 3삼진 1득점으로 부진했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수원=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결국, 이날 경기를 앞두고 KT 이강철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알포드를 7번 타순으로 내렸다. 이강철 감독은 “(박)병호와 알포드가 타격이 좀 안 맞아서 떨어뜨려 놓으려 했다”며 ”(김)상수하고 (배)정대, (황)재균이가 임찬규를 상대로 타율은 낮아도 출루가 괜찮았다. 그래서 괜찮은 사람들을 앞에 배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성우도 전진 배치하려다 병호가 4번을 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일단 알포드랑만 떼어놨다”며 ”정대와 상수는 비슷한데, 상수가 좀 더 컨택이 된다. 정대가 나가면 움직일 수 있을 때도 상수가 컨택이 좋기 때문에 리드오프를 바꿨다”고 덧붙였다.

1회말 박병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배정대가 안타, 김상수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황재균이 삼진으로 물러난 뒤 박병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유격수 땅볼 타구가 나왔고 병살타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3회말 무사 2, 3루 기회에서도 좀처럼 박병호의 방망이가 터지지 않았다.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됐으며, 3루 주자 김상수가 태그업하기에도 짧은 거리의 타구였다.

Kt 위즈 박병호./수원=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좀처럼 터지지 않았던 박병호의 안타는 5회말 터졌다. 1사 후 타석에 나와 정우영을 상대로 안타를 때렸다. 정타는 아니었지만, 11타석 만에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후 장성우가 유격수 앞 땅볼 타구를 보냈지만, 오지환의 실책이 나왔고 그사이 박병호가 전력 질주해 3루까지 진루했다. 장성우는 2루까지 갔다. 이후 김민혁과 알포드, 조용호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KT가 경기를 뒤집었다.

박병호는 이후 네 번째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렸다. 5-5로 팽팽한 8회말 1사 주자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나와 몸쪽 낮게 들어오는 고우석의 152km/h 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역전 2점 홈런으로 그동안에 답답했던 마음을 모두 털어냈다.

KT 위즈 알포드./수원=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하위 타선에 배치된 알포드는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두 번째 타석부터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때렸다. 이번 시리즈 첫 안타였다.

이어 5회말 1사 1, 3루 상황에서 타석에 나왔다. 알포드는 함덕주를 상대로 우측 담장을 맞히는 타구를 날렸다. 그 사이 장성우가 득점했으며, 김민혁이 3루까지 진루했다. 이후 조용호의 1타점 적시타까지 터지며 KT가 역전했다.

이후 알포드는 7회말 무사 주자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나왔지만,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는 삼진 아웃당했다. 하지만 알포드 역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침묵에 빠져있던 타자들이 살아나며, 양 팀은 치열한 타격전을 펼쳤다. 그 끝에 LG가 웃었지만, 4차전에서도 치열한 타격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KT가 설욕할 수 있을지 아니면 LG가 기세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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