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경엽 감독이 홈런을 친 오지환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 염경엽 감독이 홈런을 친 오지환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 김현수 ⓒ곽혜미 기자
▲ 김현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최민우 기자] LG 트윈스가 29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만 남겨두게 됐다.

LG는 1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5-4로 이겼다. 3연승을 질주하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한 LG. 선발 김윤식의 깜짝 호투와 홈런포를 가동한 타선의 폭발력을 앞세워 승리를 쟁취했다. 이제 그토록 LG가 갈망했던 통합우승 대업이 눈앞에 찾아왔다.

염경엽 감독이 바라던 대로 3승 고지를 먼저 점령한 LG다. 이날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가장 중요한 건 세 번째 승리다. 3승을 먼저 하는 팀이 우승에 유리하다. 3승한 팀이 4승을 거둘 확률이 훨씬 높다. 3승을 하고, 다음 경기에서 초반에 점수를 뽑아내면 사실상 경기가 끝이 난다. 상대가 포기하는 속도가 확실히 다르다. 감독이 뭘 하더라도 벤치가 죽어있다”며 이날 경기 승리를 다짐했다. 그리고 선수들도 선전을 이어가며 한국시리즈 세 번째 승리를 따냈다.

▲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 이강철 감독 ⓒ곽혜미 기자
▲ 이강철 감독 ⓒ곽혜미 기자

◆ LG VS kt 선발 라인업

2~3차전을 내리 승리한 LG. 똑같은 선발 라인업을 꺼내들었다.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염경엽 감독은 “라인업 변화는 없다. 웬만하면 그대로 간다”고 말했다.

선발 투수는 김윤식이다. 김윤식은 올해 17경기에서 6승 4패 평균자책점 4.22를 기록했다. kt와 상대전적에서는 3경기 9이닝 1승 평균자책점 7.00으로 고전했다. 염경엽 감독은 김윤식이 경기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곧바로 불펜 총력전을 펼칠 계획을 세웠다.

염경엽 감독은 “김윤식이 아니다 싶으면 빠르게 바꾸려 한다. 그래도 잘 던져줬으면 좋겠다. 선발 투수들이 지금까지 자기 역할을 잘 못해줘서 정말 힘들었다. 코칭스태프가 계속 머리를 써야했다”며 김윤식이 호투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kt도 3차전에서 폭발력을 자랑했던 타순을 그대로 유지했다. 배정대(중견수)-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앤서니 알포드(좌익수)-오윤석(2루수)-조용호(우익수)로 선발 진용을 갖췄다.

3차전에서 패했지만, 박병호가 홈런을 친 건 고무적이다. 포스트시즌 내내 침묵을 이어왔던 박병호는 8회 투런 아치를 그리는 등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강철 감독은 “박병호를 보는 나도 안타까웠다. 박병호의 홈런으로 경기가 끝났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래도 홈런을 치고 얼굴이 좋아졌다. 오늘 경기에서도 잘해주지 않을까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선발 투수는 엄상백이다. 지난 8월 늑골 골절상을 입었던 엄상백은 이후 등판하지 못했다. 회복에 전념했고,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첫 실전 등판에 나선다. 엄상백은 20경기에서 7승 6패 평균자책점 3.63의 성적표를 남겼다.

이강철 감독은 “엄상백이 불펜 피칭을 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다. 경기 상황을 지켜보려 한다. 불펜 투수들이 지친 상황이라 뒤에 붙일 선수가 없다”며 엄상백이 긴 이닝을 소화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 김윤식 ⓒ곽혜미 기자
▲ 김윤식 ⓒ곽혜미 기자

▲ 김윤식 ⓒ곽혜미 기자
▲ 김윤식 ⓒ곽혜미 기자

◆지친 불펜, 김윤식의 완벽투…사령탑 고민도 덜었다

양팀 모두 불펜진 체력 소모가 극심했다. kt는 NC 다이노스와 맞붙은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치른 탓에 중간 계투가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핵심 불펜인 손동현과 박영현도 한국시리즈에서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LG 역시 마찬가지다. 1차전 선발 케이시 켈리가 6이닝 이상 소화한 걸 제외하면, 모두 불펜 데이로 마운드를 운영했다. 2차전에서는 최원태가 ⅓이닝 2피안타 4실점하고 강판됐고, 7명의 중간계투가 출동해 남은 이닝을 나눠가졌다. 3차전 역시 임찬규가 3⅔이닝 6피안타 3사사구 1실점 4탈삼진을 기록하고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이후에는 또 7명의 불펜 투수가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래서 4차전 선발 투수들의 임무가 막중했다. 더 긴 이닝을 끌고 가야 사령탑들이 마운드를 운용하는 데 수월할 수 있었다. LG 김윤식은 완벽투로 마운드를 지켜냈고, kt 엄상백도 예상보다 긴 이닝을 소화해냈다.

특히 김윤식의 호투가 돋보인 경기였다. 4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퍼펙트 피칭을 이어갔다. 날카로운 제구력을 앞세워 kt 타자들을 완전히 봉쇄했다. 타격감이 좋은 배정대도 출루하지 못했고, 3차전에서 홈런을 친 박병호도 배트를 헛돌리기 일쑤였다.

그러다 5회 첫 안타를 맞았다.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김윤식은 문상철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동료들의 도움도 받았다. 정준영에게 잘맞은 타구를 허용했는데, 2루수 신민재가 걷어 올려 유격수 오지환에게 토스. 누상에 주자를 지워냈다. 그리고 김윤식은 오윤석을 2루 땅볼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페이스가 좋았던 김윤식. 6회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됐다. 조용호를 삼진, 배정대를 좌익수 뜬공 처리했지만 김상수에게 좌월 2루타에 이어 황재균에게 1타점 좌전 안타를 맞았다. 염경엽 감독은 김윤식 대신 백승현을 마운드에 올렸고, 백승현이 박병호에게 볼넷을 줬지만 장성우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날 김윤식은 5⅔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 3탈삼진을 기록했다. 김윤식은 불펜진의 체력 고갈 때문에 고민하던 염경엽 감독의 고민을 덜어줬다.

▲ 엄상백 ⓒ곽혜미 기자
▲ 엄상백 ⓒ곽혜미 기자

엄상백도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1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박해민에게 우전 안타, 김현수에게 우월 투런포를 맞고 휘청거렸지만, 추가 실점 없이 버텼다. 1회를 제외하면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2회에도 무사 1,2루 위기에 처했지만 아웃카운트 세 개를 연달아 올렸다. 3~4회는 모두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러다 5회 선두타자 문성주에게 볼넷을 내준 엄상백. 이강철 감독은 김재윤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김재윤이 신민재에게 희생 번트, 홍창기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1루에 있던 엄상백의 책임주자 문성주가 홈을 밟았다. 이로써 엄상백은 4이닝 4피안타 1피홈런 2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 LG 선수들이 홈런이 터지자 기뻐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 LG 선수들이 홈런이 터지자 기뻐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 김현수 ⓒ곽혜미 기자
▲ 김현수 ⓒ곽혜미 기자

◆LG 타선 또 폭발했다…김현수, 문보경, 오지환 홈런쇼

LG 타선이 또 폭발했다. 2차전에서 박동원과 오지환의 홈런포를 앞세워 승리를 쟁취했고, 3차전에서도 박동원과 오지환, 오스틴 딘 등이 홈런을 때려내는 등 불방망이쇼를 펼쳐 승리했다. 그리고 4차전에서는 김현수와 문보경 그리고 오지환이 아치를 그렸다.

홈런은 1회부터 터져 나왔다. 한국시리즈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김현수가 첫 타석부터 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해민의 우전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루 상황. 김현수는 엄상백의 129km짜리 체인지업을 때려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5회에도 추가점을 낸 LG다. 선두타자 문성주가 볼넷으로 출루한 가운데, 신민재가 희생번트를 성공시켰다. 1사 2루 찬스를 맞은 LG는 홍창기가 우전 안타를 쳐 1점을 뽑았다.

▲ 문보경과 오지환이 홈런을 치고 환하게 웃고 있다. ⓒ곽혜미 기자
▲ 문보경과 오지환이 홈런을 치고 환하게 웃고 있다. ⓒ곽혜미 기자

LG의 타선은 6회에도 홈런포를 가동했다. 오지환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1루 찬스에서 문보경이 바뀐 투수 김재윤의 140km짜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홈런으로 분위기를 확실히 가져온 LG다.

6회 김윤식이 kt에 1점을 내줬지만, LG는 곧바로 만회했다. 7회 홍창기가 중전 안타를 치고 박해민 타석 때 도루에 실패했으나, 박해민이 다시 좌월 2루타를 날려 기회를 이어갔다. 득점 찬스에서 김현수가 1타점 적시타를 쳐 다시 점수차를 벌렸다.

계속해서 오스틴이 중전 안타를 쳐 1사 1,3루 기회를 이어간 LG. 오지환이 바뀐 투수 주권의 122km짜리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측 펜스를 넘겼다. 스리런 홈런으로 LG는 사실상 경기에 종지부를 찍었다.

LG 타선은 계속해서 kt를 몰아붙였다. 문보경이 우월 2루타, 박동원의 내야 안타로 무사 1,2룰 기회를 이어간 LG는 문성주의 3루타로 2점을 더했다. 그리고 신민재의 유격수 땅볼 때 문성주가 홈을 밟아 추가점을 뽑았다.

▲ 김범석 ⓒ곽혜미 기자
▲ 김범석 ⓒ곽혜미 기자

LG의 기세는 꺾일 줄 몰랐다. 8회 1사 후 대타 김범석이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그리고 곧바로 대주자 손호영이 투입됐다. LG는 김민성이 볼넷을 골라 1사 1,2루 기회를 만들었고 오지환이 1타점 우전 안타를 쳤다. 계속해서 1,3루가 된 LG는 문보경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뽑았다. 대타 허도환도 1타점 2루타를 쳤다.

LG는 8회 2점, 9회 1점을 내줬지만, 승부에 영향은 전혀 없었다. 

타선이 대폭발한 LG. 이날 김현수는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 오지환이 3타수 2안타 1홈런 1볼넷 4타점 2득점, 문보경이 4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 LG가 우승에 성큼 다가갔다. ⓒ곽혜미 기자
▲ LG가 우승에 성큼 다가갔다. ⓒ곽혜미 기자

◆ 1994년 이후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단 1승 남았다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4년이 마지막이다. 2002년에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긴 했지만, 정상에는 서지 못했다. 이후 긴 시간 동안 암흑기를 거쳐야 했고, 201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포스트시즌 나서며 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미끄러져 고개를 숙여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염경엽 감독 부임 후 연전연승을 거듭했고, 정규시즌을 1위로 마쳤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도 1패 후 3연승을 거두며 우승을 목전에 두고 있다. LG의 29년만의 우승 꿈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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