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무너지나.
이강철 감독이 지휘하는 KT 위즈는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LG 트윈스와 4차전서 4-15로 패했다.
이로써 KT는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1승 3패, 이제는 한 번만 져도 한국시리즈 우승은 물거품이 된다.
이날 선발 엄상백이 4이닝 3실점으로 LG 강타선을 맞아 그래도 버텼다. 1회 김현수에게 투런홈런 맞은 것을 제외하면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불펜이 크게 흔들렸다. 엄상백이 5회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자 바로 김재윤을 올렸다. 파격 투입이었다. 손동현, 박영현 등 필승조의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김재윤을 투입해 점수 차를 지키겠다는 이강철 감독의 의지였다.
하지만 전날 오지환에게 역전 스리런홈런을 맞으며 흔들렸던 김재윤은 이날도 흔들렸다. 1.1이닝 2피안타 2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날은 문보경에게 홈런을 맞으며 강판됐다.
이후 김영현이 올라왔다. 김영현 역시 믿음을 주지 못했다. 1이닝 2피안타 1사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7회 8타자 연속 피안타를 허용했다. 이는 한국시리즈 연속 타자 안타 최다 기록. 선두타자 홍창기 안타-박해민 2루타-김현수 1타점 적시타-오스틴 안타-오지환 스리런홈런-문보경 2루타-박동원 3루 내야안타-문보경 2타점 3루타까지. 신민재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고 나서야 연속 안타 행진이 멈췄다. 이 과정에서 KT는 투수가 두 번이나 바뀌었고 김상수와 장성우도 빼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점수 차가 계속 해서 벌어지자 1루 홈 응원석을 지키던 KT 홈 팬들은 하나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김민 0이닝 2피안타 2실점, 주권 0.2이닝 4피안타 4실점 그리고 올해 포스트시즌 첫 등판을 가진 배제성도 2이닝 3피안타 4사사구 3실점으로 아쉬운 기록을 남겼다.
필승조가 올라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6명의 투수가 올라왔는데 13피안타 2피홈런 6사사구 12실점이라는 아쉬운 기록으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이강철 감독은 “엄상백이 투구 수가 다 되어서 김재윤을 올렸다. 자신감을 얻게 하기 위해 투입했다”라며 “손동현과 박영현은 점수 차가 벌어지다 보니 쓸 이유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제 하루 쉬고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5차전을 치른다. KT는 벼랑 끝에서 살아날 수 있을까. 필승조 외에도 다른 불펜 투수들의 지원이 필요하다.
수원=이정원 MK스포츠 기자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