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구광모 회장 ⓒ곽혜미 기자
▲ LG 구광모 회장 ⓒ곽혜미 기자

▲ 켈리 ⓒ곽혜미 기자
▲ 켈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LG 트윈스가 드디어 한을 풀었다. 무려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구단주인 구광모 LG 그룹 회장도 경기장을 찾아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LG는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kt 위즈와 5차전에서 6-2로 이겼다. LG는 1차전 2-3 패배 이후 2차전부터 내리 4연승을 질주하면서 2023년 시즌의 주인공이 됐다. 2차전 5-4, 3차전 8-7, 4차전 15-4 승리에 이어 5차전까지 화끈한 공격 야구를 펼쳤다. 

LG는 구단 역대 3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창단 첫 우승은 1990년 백인천 감독 시절로 삼성 라이온즈를 만나 4전 전승을 거뒀다. 2번째 우승은 1994년 이광환 감독 시절로 태평양 돌핀스를 만나 또 한번 4전 전승을 달성했다. 1990년과 1994년, 그리고 올해까지 3번 모두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면서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1패 이상을 떠안고도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는 이후 1997년, 1998년, 2002년까지 3차례 더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준우승에 머물렀다. 2002년 이후 21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LG는 29년 만에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에 앞서 “어떻게 하면 오늘(13일) 끝낼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이 자리에 어떤 감독이 있든 오늘 끝내고 싶은 마음은 똑같을 것이다. 간절하다”고 이야기했는데, 염 감독과 LG 선수단의 간절한 바람이 모여 현실이 됐다. 

▲ 켈리 박해민 ⓒ곽혜미 기자
▲ 켈리 박해민 ⓒ곽혜미 기자

▲ 박병호 ⓒ곽혜미 기자
▲ 박병호 ⓒ곽혜미 기자

# 선발 라인업 

LG는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염 감독은 1차전부터 5차전까지 단 한번도 선발 라인업을 교체하지 않는 뚝심을 보여줬다. 

선발투수는 에이스 케이시 켈리였다. 켈리는 1차전에서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하고도 팀에 승리를 안기지 못한 아쉬움을 이날 달래고자 하는 의지가 대단했다. 

염경엽 감독은 “전체적으로 쉬어야 할 투수들이 이틀씩 쉬어 큰 무리 없이 불펜 운영이 될 것 같다. 불펜보다는 켈리가 키포인트다. 켈리가 얼마나 긴 이닝을 잘 막아 주느냐. 선발 야구 얼마나 대등하게 가느냐가 중요하다. 후반에 한 점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kt는 배정대(중견수)-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경수(2루수)-정준영(우익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하위 타선에서 8, 9번에만 작은 변화를 줬다. 4차저에는 8번 2루수 오윤석, 9번 우익수 조용호가 선발 출전했는데, 5차전은 8번 2루수 박경수, 9번 우익수 정준영이 먼저 이름을 올렸다. 

선발투수는 고영표다. 고영표는 1차전 6이닝 7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하면서 3-2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벼랑 끝에 몰린 kt에 고영표의 포투는 매우 절실했다. 

▲ 박해민 ⓒ곽혜미 기자
▲ 박해민 ⓒ곽혜미 기자

▲ 박해민 ⓒ곽혜미 기자
▲ 박해민 ⓒ곽혜미 기자

▲ 박해민 ⓒ곽혜미 기자
▲ 박해민 ⓒ곽혜미 기자

# 박해민 3회 결승타에 슈퍼캐치까지…기선 제압 앞장섰다

박해민이 kt와 고영표의 기세를 일찍부터 꺾었다. 박해민은 시리즈 내내 2번 타자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었다. 4차전까지 타율 0.333(15타수 5안타), 출루율 0.444, 5득점으로 활약하며 공격 선봉장 임무를 톡톡히 해냈다. 1번타자 홍창기가 2차전까지 무안타로 잠잠할 때도 박해민이 활발히 안타와 볼넷을 얻어 출루했기에 LG가 반등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5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켈리와 고영표가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팽팽하게 맞선 상황. 3회말 박해민이 선취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문성주가 중전안타로 출루하고 신민재가 희생번트를 시도하려 할 때 고영표가 어렵게 가려다 사구를 내줬다. 무사 1, 2루에서 홍창기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가 되면서 박해민에게 기회가 연결됐다. 박해민은 침착하게 우익수 오른조긍로 빠져나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리면서 2-0 리드를 안겼다. 

박해민이 0-0 균형를 깨자 LG 타선에 불이 더 붙기 시작했다. 계속된 1사 2루 김현수 타석에서 박해민은 3루까지 훔치면서 고영표-장성우 배터리를 흔들어놨다. 박해민은 김현수가 1루수 땅볼 포구 실책으로 출루할 때 득점까지 성공하면서 3-0으로 거리를 벌렸다.

박해민은 수비로도 일을 냈다. 4회초 2사 1루에서 박경수가 볼넷을 얻어 2사 1, 2루가 되자 kt가 대타 김민혁 카드를 꺼냈다. 두 팀 통틀어 가장 성공률이 좋은 대타 카드가 김민혁이었다. 김민혁의 타구는 좌중간으로 뻗었고, 가르면 순식간에 2실점하면서 1점차까지 좁혀질 수 있었다. 이때 중견수 박해민이 전력질주해 몸을 날려 좌중간 타구를 낚아챘다. 말 그대로 슈퍼캐치였다. 

3-1로 앞선 5회말에는 박해민이 끝내 고영표를 끌어내렸다. 선두타자 홍창기가 투수 앞 내야 안타로 출루하고, 박해민이 우익수 오른 안타를 날렸다. 이때 우익수의 포구 실책이 나온 덕분에 1루주자 홍창기가 3루까지 가면서 무사 1, 3루가 됐고, kt 마운드는 고영표에서 이상동으로 교체됐다. 박해민은 투수가 바뀌자마자 2루 도루를 감행해 무사 2, 3루를 만들었고, 김현수가 좌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 5-1이 됐다. 사실상 승기를 굳힌 순간이었다. 

고영표는 4이닝 76구 7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5실점으로 고전하면서 패전을 떠안았다. 

▲ 켈리 ⓒ곽혜미 기자
▲ 켈리 ⓒ곽혜미 기자

▲ 유영찬 ⓒ곽혜미 기자
▲ 유영찬 ⓒ곽혜미 기자

▲ 함덕주 ⓒ곽혜미 기자
▲ 함덕주 ⓒ곽혜미 기자

# ‘5이닝 1실점’ 켈리, 끝까지 에이스였다…필승조 가동까지 성공적

켈리는 시즌 마지막 순간까지 에이스였다. 5이닝 87구 5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우승 확정 경기의 승리투수가 됐다. 최고 구속 147㎞ 직구(28개)에 최고 구속 146㎞ 투심패스트볼(17개)과 함께 커터(20개), 커브(21개), 포크볼(1개) 등을 섞어 kt 타선을 요리했다. 

켈리는 압도적이라고 하기는 어려웠지만, LG 야수들의 탄탄한 수비에 힘입어 최소 실점으로 5이닝을 잘 틀어막았다. 3-0으로 앞선 5회초 실점 상황이 유일한 아쉬움으로 남을 듯하다. 배정대와 김상수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 2루에서 황재균이 3루수 땅볼로 출루할 때 1루주자 김상수를 2루에서 잡으면서 1사 1, 3루가 됐다. 가장 중요한 4번타자 박병호와 승부에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2사 1, 3루까지 잘 버텼다. 

그런데 의외의 실수가 나오면서 원치 않았던 실점으로 이어졌다. 2사 1, 3루 장성우 타석 때 폭투를 저지르는 바람에 배정대가 득점하면서 3-1로 쫓기고, 황재균은 3루까지 갔다. 장성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면서 추가 실점은 막았다. 

켈리의 투구 수는 87개로 여유가 있었지만, 염경엽 감독은 빠른 투수 교체를 선택했다. 6회초를 앞두고 타선의 화력에 힘입어 5-1로 달아난 상태였고, 4차전과 12일 휴식일까지 필승조를 이틀 동안 아낀 만큼 불펜으로 막아보자는 계산이었다. 

유영찬은 6회초 1이닝을 잘 막았고, 6회말에는 문보경의 우월 2루타와 문성주의 우전 적시타를 묶어 6-1로 달아났다. 5점차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염경엽 감독은 7회초에도 유영찬을 마운드에 올려 길게 끌고 가고자 했다. 

유영찬은 7회초 선두타자 조용호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으나 다음 2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우면서 2사 3루까지 버텼다. 그런데 다음 황재균 타석 때 폭투를 저지르는 바람에 3루주자 조용호가 득점해 6-2가 됐다. 흔들린 유영찬은 황재균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고, 벤치는 곧장 마운드를 함덕주로 교체했다. 함덕주는 2사 1루에서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함덕주는 8회까지도 무실점 호투를 이어 갔다. 

6회부터 유영찬(1⅔이닝)-함덕주(1⅓이닝)에 이어 9회 마무리투수 고우석(1이닝)까지 이어 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고우석은 LG의 역대 3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헹가래 투수의 영광을 안았다. 고우석은 153㎞에 이르는 직구를 꽂아 넣으면서 박경수-조용호-배정대를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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