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9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한 LG 트윈스. 이러한 성과를 내기까지에는 베테랑 우완 불펜투수 김진성(38)의 공이 컸다.

LG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KT위즈를 6-2로 눌렀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만든 LG는 통합우승을 달성하게 됐다. LG의 통합우승은 지난 1994년 이후 29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1990, 1994, 2023)다.

LG의 이 같은 빛나는 결과물에는 김진성의 공이 컸다. 비록 그는 이날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으나, 시즌 내내 짠물투를 선보이며 LG 불펜진을 이끌었다.

 올 시즌 LG의 통합우승에 힘을 보탠 김진성. 사진=김영구 기자
올 시즌 LG의 통합우승에 힘을 보탠 김진성. 사진=김영구 기자
 LG 우완 불펜 김진성은 올 시즌 의미있는 한 해를 보냈다. 사진=천정환 기자
LG 우완 불펜 김진성은 올 시즌 의미있는 한 해를 보냈다. 사진=천정환 기자

지난 2004년 2차 6라운드 전체 42번으로 SK 와이번스(현 SSG랜더스)의 지명을 받은 뒤 히어로즈, NC 다이노스, LG 등을 거치며 올해까지 617경기(623이닝)에서 43승 35패 38세이브 100홀드 평균자책점 4.16을 올린 김진성은 특별한 스토리를 지닌 우완투수다. NC 유니폼을 입고 활동하던 2021년 말 그는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해 2승 4패 1세이브 9홀드를 작성했지만, 평균자책점이 7.71(37.2이닝 34실점 30자책점)에 달할 정도로 안정감을 주지 못한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그러나 김진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꾸준히 몸을 만든 것은 물론이고, 9개 구단 단장, 감독 등에게 직접 전화를 돌리며 자신의 반등을 확신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그 결과 차명석 LG 단장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차 단장의 환대에 감격한 김진성은 절치부심하며 재기를 꿈꿨고, 2022시즌 67경기에서 6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 화려하게 부활했다.

해당 시즌이 끝나고 LG와 2년 총액 7억 원에 자유계약(FA)을 맺은 김진성은 올 시즌에도 큰 존재감을 과시했다. 80경기(1위)에 나선 그는 70.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18과 함께 5승 1패 4세이브 21홀드를 수확, 필승조로 활약했다.

특히 기존 승리조였던 정우영(5승 6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70)과 고우석(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이 다소 흔들린 가운데 김진성은 흔들리지 않고 LG의 허리를 책임졌다. 이 같은 베테랑의 투혼을 보고 배운 박명근(4승 3패 9홀드 평균자책점 5.08)과 유영찬(6승 3패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3.44), 백승현(2승 3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58) 등 새 얼굴들은 또 다른 필승조로 자리잡았고, 그렇게 LG는 리그 최고의 불펜진을 보유하게 됐다. LG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3.41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았다.

KT와 진행된 한국시리즈에서도 김진성의 활약은 빛났다. 염경엽 LG 감독은 무엇보다 김진성의 경험에 주목했다. 앞서 그는 NC에서 뛸 당시인 2016년(준우승)과 2020년(통합우승) 한국시리즈 무대에 서 본 적이 있었다.

경험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던 염 감독은 시리즈 초반 위기 상황에 김진성을 마운드로 불러올렸고 그는 실점을 최소화하며 기대에 화답했다. 완전치 않은 몸 상태로 인해 두 차례 출전에 그쳤지만, 김진성은 1홀드 평균자책점 0.00(1이닝 무실점)을 올리며 제 몫을 해냈다.

이후 이날 진행된 5차전에서 LG가 승리함에 따라 김진성은 당당한 우승 멤버로 기쁨의 눈물을 흘리게 됐다.

5차전이 끝나고 염경엽 감독은 “힘든 한국시리즈가 될 수 있었는데 페넌트레이스에서 그랬던 것처럼 중간에서 함덕주와 김진성, 유영찬, 백승현, 이정용 등이 신구 조화를 이루며 선발의 부족함을 메웠다”고 김진성을 비롯한 불펜진의 공을 치하했다.

방출이라는 너무나 커다란 시련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베테랑의 품격을 보이며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써내려간 김진성. 그는 분명 LG의 29년 한을 풀어준 일등공신 중 하나였다.

 김진성은 분명 LG 우승의 일등공신 중 하나다. 사진=천정환 기자
김진성은 분명 LG 우승의 일등공신 중 하나다. 사진=천정환 기자
 통합우승을 달성한 뒤 기뻐하고 있는 LG 선수단.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통합우승을 달성한 뒤 기뻐하고 있는 LG 선수단.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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