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세지감이란 단어가 가장 떠오르는 2023년 잠실 라이벌의 희비였다. 오랜 기간 암흑기를 지나 우승 문턱을 두들기던 LG 트윈스는 29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V3’를 달성했다. 반면, 두산 베어스는 이승엽 감독 선임과 함께 2년만의 가을야구 복귀에 성공했지만, 찜찜한 결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2024년 양 팀은 어떤 자리에 서 있을까.

LG 트윈스가 29년 묵힌 우승의 한을 결국 풀었다. LG는 11월 13일 잠실구장에서 KT WIZ와 한국시리즈 5차전을 치러 6대 2로 승리하면서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LG는 ‘우승 청부사’ 염경엽 감독 선임으로 2023시즌 우승을 향한 가속 페달을 밟았다. 정규시즌 후반기부터 독주 체제를 구축한 LG는 시즌 86승 2무 56패로 2위 KT와 6.5경기 차 1위에 올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패배 뒤 두산 베어스 선수단. 사진=천정환 기자
와일드카드 결정전 패배 뒤 두산 베어스 선수단. 사진=천정환 기자
 LG 한국시리즈 우승 세리모니.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LG 한국시리즈 우승 세리모니.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LG는 플레이오프에서 리버스 스윕으로 올라온 KT를 맞이해 1차전에서 2대 3으로 충격패를 당했다.

하지만, LG는 2차전에서 8회 말 박동원의 극적인 역전 2점 홈런으로 반전의 불씨를 마련했다. 3차전에서도 ‘캡틴’ 오지환이 9회 초 믿기지 않는 역전 3점 홈런을 쏘아 올려 시리즈 흐름을 완전히 LG로 가져왔다.

LG는 4차전 15대 4 대승으로 파죽지세를 보였다. 5차전에서도 LG는 공·수·주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력으로 6대 2 승리를 거둬 우승을 확정했다.

2000년대부터 잠실 라이벌을 압도하는 성적을 오랜 기간 이어간 두산은 2020년대 들어 점차 따라잡히는 흐름 속에 2022시즌 리그 9위라는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2023시즌엔 와일드카드 결정전 조기 탈락과 함께 잠실 라이벌 LG가 29년 만에 우승컵을 드는 장면을 지켜만 봐야 했다.

게다가 LG는 이번 한국시리즈 우승 뒤 왕조 구축을 꿈꾸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우승 뒤 “올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올해 우승을 하면 우리 선수들이 자신감이 생기고, 멘탈적으로 힘이 만들어질 거라 봤다. 이제 1년에 1~2명씩만 더 키워내면 명문 구단으로 갈 수 있고 계속해서 우승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내년에는 더 강해진 LG 트윈스가 되어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이어 염 감독은 “팬들에게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이 우승이 마지막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 생각한다. 강팀과 명문 구단으로 갈 수 있는 첫 걸음을 뗐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좋은 과정을 만들다 보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다. 조금 쉬었다가 내년 준비 잘해서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런 LG 왕조 도전 선언에 두산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 두산은 LG의 대항마로 2024시즌 윈 나우에 나서야 한다. 지난해 거액 투자로 포수 양의지를 다시 데려왔기에 주전 포수가 비교적 건재할 때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비교적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거둔 마운드와 달리 젊은 야수진 성장이 관건이다. 두산 이승엽 감독도 이를 잘 알기에 가을 마무리 캠프에서 젊은 야수진의 타격 파트에 더 신경 쓰고 있다.

양의지뿐만 아니라 다른 베테랑 야수들의 분발도 절실하다. 2023시즌 반등한 외야수 정수빈의 활약상이 2024시즌에도 이어져야 한다. 외야수 김재환과 내야수 허경민도 팀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으로서 가치를 다시 증명해야 할 때다. 특히 김재환은 마무리 캠프에 참가해 이승엽 감독과 1대 1 집중 과외를 받을 정도로 부활이 절실한 분위기다. 김재환만 살아난다면 양의지와 함께 리그 정상급 중심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이승엽 감독은 부임 첫 시즌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사령탑으로서 성장하는 시간을 보냈다. 2024시즌에는 그런 시행착오를 줄이는 동시에 ‘감독 이승엽’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발휘해야 한다. 이 감독도 “내년엔 올해 순위인 5위보다 더 높은 순위에 올라가야 한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과연 2024년 두산이 ‘두산 베어스’다운 야구로 윈 나우에 나서 잠실 라이벌 왕조 구축 도전에 있어 가장 큰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두산 이승엽 감독. 사진=천정환 기자
두산 이승엽 감독. 사진=천정환 기자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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