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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서울 양천구 양천고등학교에서에서 수험생이 시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김형준 기자

16일 오전 7시 서울 양천구 양천고등학교 정문 앞. 수능 시험을 보기 위해 수험생들이 긴장된 모습으로 하나둘 모여들고 있었다. 이날 양천고등학교를 비롯해 인근 금옥여고, 백암고 등 수험장 바깥에선 소란스런 응원 대신 차분한 배웅이 이어졌다.

비좁은 1차선 도로 일대에는 교통을 통제하는 경찰들의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 퍼졌다. 추운 날씨 속 학생들은 한 손에 핫팩, 다른 손에 가방을 들고 종종 걸음으로 학교 안으로 들어섰다. 재수생 아들을 배웅한 어머니 A씨는 “새벽 기도를 다녀온 뒤 아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며 “그동안 아이가 열심히 준비해 고마운 마음이다. 시험이 끝날 때까지 기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이날 전국 84개 시험지구·1279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응시생은 총 50만4588명으로 이 중 재학생은 32만6646명, 졸업생 등은 17만7942명이다.

배웅도 힘차게…”잘할 거야. 걱정하지마”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학교 정문 앞. 방배역 4번 출구를 나온 아버지는 아들에게 가방을 넘겨주곤 이내 뜨겁게 그를 안아줬다. 아들이 시야에서 사라진 뒤에도 그는 오랫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B씨(51·서울 방배동)는 딸의 손을 꼭 잡고 “잘 할 거야. 걱정하지마”라고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B씨는 “사람이 붐빌까 봐 후문으로 들어갈까 했는데 중요한 시험이라 이왕이면 정문으로 들어가려고 좀 일찍 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입실이 차츰 마무리되는 오전 8시 9분 수험생 수송차량 한 대가 정문 앞에 도착했다. 자리를 뜨지 못하고 모여 있던 학부모들과 시민들의 시선이 집중됐지만 다행히 차량에서 내리는 수험생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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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학교에서 아버지가 수험생인 아들에게 배웅을 하고 있다. / 김채연 기자
“편안한 마음 갖고 시험봐야해”…가족들 열띤 응원

같은 시각 경기도 분당구 늘푸른고등학교 앞에는 쌍둥이 자녀를 둔 학부모 C씨(58)와 D씨(54)가 아이들이 수험장으로 들어간 뒤에도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C씨는 “킬러문항을 뺀다고 언론 보도는 나왔는데, 시험 문제 난이도가 어떨지 걱정된다”며 “아이들에겐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을 보라고 말했지만, 한숨도 못 잤다”고 말했다.

D씨도 “아들이 수능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티를 안 냈지만 걱정된다”며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격려해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회사에 연차휴가를 내고 딸과 함께 나왔다는 E씨는 “고생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만약 결과가 안 좋더라도 자책하지 말고 힘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 시험장 주변에 교통경찰, 기동대, 모범운전자 등 1만1265명과 순찰차 등 장비 2681대를 투입해 교통관리에 나섰다. 또 △경찰차량 에스코트 178건 △수험표 등 물품전달 13건 등 모두 214건의 편의를 제공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3교시 듣기평가 시간대 시험장 주변 소음 유발차량을 원거리 우회시키는 등 시험이 무사히 끝날 때까지 교통관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시험 종료 후 다중인파 예상지역에 대해서도 교통경찰을 배치해 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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