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도쿄(일본) 김건호 기자] ”개인적으로 미안하다.”
문동주(한화 이글스)는 16일 일본 도쿄의 됴코돔에서 열린 카넥스트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23(APBC) 조별리그 1차전 호주와의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2실점(2자책) 5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4볼넷으로 혼신의 역투를 펼쳤다.
문동주는 이번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8승 8패 188⅔이닝 95탈삼진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프로 2년 차에 완벽하게 한화 선발진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문동주는 지난 10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됐다. 대만전에 2경기 등판했다. 조별리그에서는 4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패전 투수가 됐지만, 결승전에서 다시 만나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설욕에 성공했다. 문동주의 호투에 힘입어 한국은 금메달을 획득했다.
문동주는 항저우에 이어 APBC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류중일 감독은 호주와의 1차전에 문동주를 선발로 선택했다. 15일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류중일 감독은 ”호주를 잡아야 결승에 갈 것 같다. 문동주가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발 투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 초반 내용은 한국의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1회초 선두타자 리암 스펜스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경기를 시작했다. 이후 애런 화이트필드를 2루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릭슨 윙그로브 타석에서 폭투가 나왔다. 스펜스는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윙그로브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1사 1, 3루 위기에 놓인 문동주는 알렉스 홀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았지만, 클레이턴 캠벨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2회에는 수비가 문동주를 도왔다. 선두타자 제시 윌리엄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우익수 윤동희가 슬라이딩하며 타구를 처리했다. 이어 미첼 에드워즈는 1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브릴리 나이트와 스펜서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다시 한번 윤동희의 좋은 수비가 나왔다. 스펜서의 타구를 잡은 윤동희는 곧바로 3루에 송구했고 나이트를 잡는 데 성공했다.
이후에도 문동주는 2이닝 연속 출루를 허용했다. 3회초 선두타자 화이트필드가 기습 번트를 시도했다.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이후 윙그로브와 홀의 연속 진루타로 2사 3루가 됐다. 하지만 실점 위기에서 캠벨을 상대로 삼진을 솎아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4회에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윌리엄스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에드워드와 나이트를 상대로 좌익수 뜬공 타구를 유도해 실점하지 않았다. 5회는 이날 경기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문동주는 6회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하지만 선두타자 홀에게 1점 홈런을 허용하며 호주에 다시 리드를 내줬다. 이후 캠벨과 크리스토퍼 버크를 내야 땅볼로 처리한 뒤 윌리엄스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김영규에게 바통을 넘기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한국은 8회말 김주원의 동점 적시타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 연장 10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노시환이 끝내기 안타를 터뜨려 역전승을 거뒀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힘든 경기를 했다. 문동주가 홈련을 하나 맞았지만, 잘 던져줬다”고 밝혔다.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은 문동주가 최대 5~6이닝 그리고 80~90개의 공을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문동주는 예상보다 많은 102개의 공을 마운드에서 뿌렸다.
문동주는 10월 7일 대만전 이후 한 달이 넘는 기간에 등판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마운드에 올라오는 것인 만큼 적당한 투구 수를 생각했다. 하지만 더 많은 투구 수를 기록하게 됐다.
류중일 감독은 ”오랫동안 경기를 안 했기 때문에 경기 전에는 투구 수 90개를 생각했다. 그런데 5회가 끝난 뒤 밸런스가 좋았다. 100개까지 생각했다”며 ”개인적으로 미안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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