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수비 뒤 공간을 파고드는 이강인의 자로 잰 듯한 크로스와 조규성의 깔끔한 마무리, 황희찬의 고공 스파이크 헤더, 손흥민의 전매특허 왼발 감아 차기, 설영우의 페널티킥 유도와 황의조의 마침표, 그리고 이강인의 환상적인 중거리포.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출발을 산뜻하게 끊었다. 물론 상대가 약체였고, 안방에서 경기를 치렀다. 그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첫 경기의 부담을 잘 이겨내며 완승을 거뒀다.

사실, 경기 초반엔 고전했다. 싱가포르의 두 줄 수비에 득점을 뽑아내지 못했다. 경기의 주도권을 완전히 잡았지만 골대 불운과 마무리 부족, 그리고 상대 골키퍼의 선방까지 나오며 0의 행진 속에 갇혔다. 해결사로 나선 건 ‘슛돌이’ 이강인이다. 확실히 한 수 위의 개인기를 갖춘 그는 오프사이드 트랩에 딱 걸리지 않을 정밀 크로스로 조규성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이강인의 눈과 발이 클린스만호의 활로를 뚫었다.

태극전사들은 후반전부터 골 잔치를 벌였다. 황희찬, 손흥민, 황의조, 이강인이 릴레이 득점을 뽑아냈다. 공교롭게도 클린스만호의 중심을 잡는 유럽파들이 골을 터뜨렸다. 고무적인 부분은 여러 골 차로 앞서면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는 점이다. 계속해서 공세를 펴면서 싱가포르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다양한 공격을 시도하면서도 중원과 수비를 탄탄히 하며 5-0 클린시트 승리를 완성했다. 

조규성. /게티이미지코리아이강인. /게티이미지코리아

최근 상승세를 이어갔다. A매치 4연승을 신고했고, 5경기 무실점을 마크했다. 싱가포르가 한 수 아래 팀이지만 경기 운영과 선수들의 호흡 등에서 매우 좋은 모습을 보이며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물론, 미리 취해서는 안 된다. 상대 전적에서 압도적으로 앞서지만 홈 텃세 등으로 무장한 중국과 21일 승부를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 원정에서도 완승을 거두기 위해서 좋은 감을 유지하고, 자만에 빠져서는 절대 안 된다.

2026 북중미 월드컵부터 본선 진출 팀이 48개국으로 늘어났다. 이전보다 월드컵 본선행이 쉬워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깔끔하게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태극기를 꽂기 위해서 차근차근 전진해야 한다. 싱가포르와 경기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후에도 보여줄 걸 다 보여주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제 2026 북중미 월드컵 여정이 막 시작됐다.

김민재. /게티이미지코리아황희찬. /게티이미지코리아손흥민. /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 선수들이 득점 후 함께 기뻐하고 있다(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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