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훈 ⓒ KIA 타이거즈
▲ 김기훈 ⓒ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KIA 타이거즈 좌완 파이어볼러 김기훈(23)이 혹독한 겨울을 예고했다. 

KIA는 27일 호주프로야구리그(ABL) 캔버라 캐벌리에 파견할 선수 5명을 공개했다. 김기훈을 포함해 투수 곽도규, 김현수, 홍원빈, 내야수 박민 등이 이름을 올렸다. 2020년 롯데 자이언츠로 FA 이적한 안치홍의 보상선수로 합류한 김현수를 제외한 4명은 KIA가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최상위 라운드에 뽑은 유망주들이다. 

심재학 KIA 단장은 “군 복무로 인해 실전 경험이 필요한 선수와 1군 무대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에게 실전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이번 파견을 결정했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수준 높은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로 기량 향상을 이끌어 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KIA가 유망주들을 위해 어렵게 마련한 기회였다. 올해부터 ABL에 질롱 코리아 파견이 무산되면서 KIA는 대안을 모색했고, 지난 9월 심 단장이 캔버라 구단주를 직접 만나 유망주 5명을 보낼 수 있는 자리를 확보했다. 

김기훈은 KIA가 26일 발표한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호주행이 확정된 선수 5명 가운데 유일하게 오키나와 캠프까지 간다.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는 11월 1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하고, ABL에 참가하는 KIA 선수 5명은 11월 17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내년 1월 21일까지 총 40경기를 뛰고 복귀한다. 김기훈은 11월부터 1월까지 꼬박 3개월을 휴식없이 보내게 됐다. 

김기훈은 일단 오키나와에서 먼저 몸을 만들고, ABL 일정에 맞춰 오키나와에서 호주로 바로 넘어갈 예정이다. 호주로 떠날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오키나와에서 열흘 정도라도 더 훈련하면서 2024년 시즌을 제대로 준비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곽도규, 홍원빈, 김현수, 박민 등 나머지 4명은 광주에서 훈련하다 호주로 함께 넘어갈 예정이다. 

▲ 김기훈 ⓒ KIA 타이거즈
▲ 김기훈 ⓒ KIA 타이거즈

김기훈은 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2019년 1차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좌완 파이어볼러다.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를 던지며 ‘포스트 양현종’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1군 무대에서는 아직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 올해까지 1군 통산 75경기에 등판해 5승10패, 171⅓이닝, 평균자책점 5.10에 그쳤다. 탈삼진은 123개로, 볼넷 140개보다 적다. 그만큼 제구가 고질병이었다는 뜻이다. 

결국 상무에서 군 문제부터 해결하면서 머리를 식히는 시간을 보냈다. 김기훈은 상무에서 투구폼을 완전히 수정하는 노력을 들여 제구를 잡는 데 주력했다. 상무 시절인 2021년 퓨처스리그 기록은 13경기 4승2패, 52이닝, 평균자책점 4.15에 그쳤는데, 2022년 퓨처스리그에서는 16경기 6승2패, 85⅓이닝,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탈삼진 94개를 기록하면서 볼넷은 31개만 내주는 등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2022년 전역하자마자 1군 5경기에서 8⅔이닝, 평균자책점 1.04를 기록하면서 환골탈태를 예고하기도 했다. 여전히 150㎞ 강속구를 던지면서 제구를 다듬었으니 기대감을 높일 만했다. 

김기훈은 전역 당시 “투구 폼을 바꾸면서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해졌고 밸런스가 많이 잡혔다. 예전에는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싶은데 안 들어가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아직까진 정교하지 않다”며 보완할 점이 남았다고 했지만, 어느 정도는 자신감을 얻은 것처럼 보였다. 

▲ 왼쪽부터 윤영철 김기훈 임기영 ⓒ KIA 타이거즈
▲ 왼쪽부터 윤영철 김기훈 임기영 ⓒ KIA 타이거즈

그러나 후배들의 기세에 밀렸다. 이의리와 윤영철이 올해 선발 로테이션에 자리를 잡으면서 김기훈은 불펜으로 밀려났다. 불펜에서 김기훈의 고질병인 제구 난조가 다시 시작됐고, 29경기에서 2승, 31⅔이닝, 평균자책점 4.60에 그쳤다. 군 문제도 해결하고 돌아왔는데 마음처럼 좋은 성적이 나지 않으니 김기훈도 아쉬운 마음이 클 수밖에 없었다.  

올겨울 3개월 강행군이 어떤 변화로 다가올지 궁금해진다. 김기훈과 구단 모두 2024년 시즌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기훈은 올 시즌을 온전히 뛰고 또 겨울을 준비하는 것이기에 체력적으로 힘들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 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기훈은 ABL 무대에서 다른 유망주들과 한 단계 더 성장해 돌아와 2024년 시즌 KIA 마운드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 김기훈 ⓒ KIA 타이거즈
▲ 김기훈 ⓒ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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