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 25조 5454억원, 영업이익 2조 8651억원

역대 3분기 누적 기준 최대 실적기록

RV, 친환경차 중심 판매로 수익성 강화 역량 집중

특별한 신차 없어도 가격 효과 ↑… “브랜드력 높아져”

기아가 지난 12일 ‘2023 기아 EV 데이’에서 공개한 중소형 전기차 EV3(왼쪽)·4(오른쪽)· 5(가운데) 콘셉트카. ⓒ기아 기아가 지난 12일 ‘2023 기아 EV 데이’에서 공개한 중소형 전기차 EV3(왼쪽)·4(오른쪽)· 5(가운데) 콘셉트카. ⓒ기아

기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높아진 브랜드력을 증명했다. 올해 전기차 EV9을 제외하면 뚜렷한 신차가 없었던 데다 국내 전기차 수요 하락과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시장에서는 물량 차질까지 빚었음에도 역대 3분기 실적을 보란듯 경신했다.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가격 경쟁이 심화되며 인센티브 비용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아진 브랜드력과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당초 제시했던 연간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기아는 27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매출액 25조5453억, 영업이익 2조865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3%, 영업이익은 272.9%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11.2%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 판매보증충당금 설정에 따른 기저효과로 영업이익 상승폭이 컸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이는 당초 시장에서 내다본 전망치를 웃도는 호실적이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기아의 3분기 매출은 24조8825억원, 영업이익은 2조809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아는 전망치보다 매출은 약 6600억원, 영업이익은 550억원을 더 써냈다.

특히 이번 실적이 주목되는 것은 신차를 대거 출시했던 현대차와 달리 기아의 경우 올해 판매 견인 효과를 기대할 만한 신차가 적었단 점이다. 올해 기아가 내놓은 완전 신차는 전기차 EV9 1종에 그친다. 완전 변경 모델은 없었으며, 모닝과 쏘렌토의 부분변경 모델 출시만 이뤄졌다.

게다가 올 3분기 기아는 중국, 러시아, 인도 권역에서 물량 차질로 인한 판매 감소도 겪었다. 중국의 경우 전년 대비 판매량이 11.1% 하락했고, 러시아는 20.3%, 인도는 15.6%, 아태 권역 역시 11.1% 하락했다.

그럼에도 1분기부터 분기 기준 영업익을 꾸준히 경신해온 바탕에는 마이너스 요인을 충분히 상쇄할 만큼 늘어난 주요시장 판매 증가가 꼽힌다. 주요 시장인 미국의 경우 올 3분기 전년대비 13.8% 증가한 21만여대를 판매했고, 유럽 역시 7.9% 증가한 14만3000대를 팔았다. 신차 효과에 기대지 않아도 북미, 유럽 시장에서는 기아의 브랜드력이 높아졌음을 증명한 셈이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이런 상황에 대해 상당히 고무돼있다. 제품력과 브랜드력을 위한 노력이 누적된 결과이고, 당사 제품을 찾는 고객들의 프로파일이 이전과 달라졌다”며 “선진국 중심 물량이 늘고 신흥국 물량이 줄어들며 제품 믹스에 도움이 됐고, 절대적인 사양이 올라가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브랜드력 상승으로 인한 고객들의 상황변화도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부사장이 말한 ‘노력’에는 제품력 상승에 따른 판매량 호조와 RV 중심의 꾸준한 판매 믹스 개선 전략이 깔려있다. 또 하이브리드차,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물론 전기차까지 빠른 친환경차 시장 진입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인 점도 수익성에 한 몫을 했다.

실제 올 3분기 기아는 미국 내 전기차 가격경쟁 등으로 인한 인센티브 비용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증가 효과로 3950억원을, 가격 효과로 2940억원을, 믹스개선 효과로 417억원을 더 벌어들였다. RV 판매 비중은 지난해 66.5%에서 올해 68.7%까지 늘었다.

친환경차 판매 역시 하이브리드차, PHEV, 전기차가 고르게 성장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한 14만9000대가 판매됐다. 친환경차 판매량이 늘면서 내연기관 비중도 작년 83.2%에서 올해 80.5%까지 줄었다. 하이브리드차는 시장 초기 당시 높은 원가 대비 시장 규모가 작아 수익성에 큰 보탬이 되지 않았지만, 시장이 커지면서 수익성을 높여주는 효자로 완벽히 자리매김했다.


정성국 기아 ir담당 상무는 “하이브리드차는 초기만 하더라도 원가와 가격 차이가 커버되지않아 (수익성이) 마이너스로 시작했다”며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출시되면서 점점 스케일이 커지고 최근 들어서는 두자릿수까지 마진율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기아는 전기차 역시 하이브리드차처럼 향후 시장규모가 커질 수록 수익성 확대의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타사 대비 전기차 시장에 발빠르게 진입해 공격적으로 신차를 출시해온 만큼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국, 인도 등에서도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다.

이를 위해 기아는 높은 상품력을 우선으로 하되 인센티브는 낮게 고수하겠다는 전략이다. 테슬라를 필두로 글로벌 전기차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프로모션 등을 늘리더라도 차량 가격 할인에는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주 부사장은 “타브랜드처럼 시장에 따라 무자비로 가격을 인하하지 않겠다”며 “브랜드 차별화를 지키면서 일정부분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방법을 찾겠다. 쉽게 찾아질 답은 아니지만 전기차의 경쟁상대는 전기차 뿐 아니라 내연기관차도 포함된다. 가격 경쟁력과 원가 경쟁력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기아는 4분기 역시도 당초 세운 실적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봤다. 국내 전기차 시장이 축소되고 중국, 러시아 등의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지만, 북미,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고 있는 데다 원자재 가격, 환율 효과 등이 겹쳐지면서 목표 수익 달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주 부사장은 “당초 러시아의 경우 시장이 활성화 될 것으로 봤지만 현재 선적을 못하는 상황이고, 중국도 EV5 런칭 시점이 예상보다 조금 늦어지면서 4분기 물량에는 조금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수익성 부분은 권역별 상황과 재료비 인하, 인센티브 유지 등으로 당초 가이던스는 무난하게 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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