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영국 국빈 방문 및 프랑스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윤 대통령은 과학기술·금융·무역·외교 등을 무기 삼아 전 세계적 영향력 회복에 나선 영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프랑스에서 엑스포 유치전 대역전극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순방길에 올랐다. 공항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장호진 외교부 1차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이 나와 윤 대통령 부부를 환송했다. 필립 베르투 주한프랑스 대사, 게러스 위어 주한영국 대사대리도 함께했다.

검은색 정장에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 흰색 자켓을 착용한 김 여사와 함께 환송 인사들과 차례로 악수한 뒤 1호기로 향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이날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초청으로 영국 런던에 방문한다. 찰스 3세 국왕이 올해 대관식 이후 국빈으로 초청한 정상은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이번 국빈 방문 일정은 3박4일간 진행된다. 앞서 찰스 3세 국왕은 지난 7일 즉위 이후 첫 개원 연설인 ‘킹스 스피치'(King’s Speech)에서 윤 대통령 부부 국빈 방문을 환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런던에 도착해 곧바로 동포간담회를 시작으로 영국 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음 날인 21일에는 본격적인 국빈 일정으로 공식환영식이 열린다. 환영식에서는 윌리엄 왕세자비 부부가 윤 대통령 부부가 머무는 숙소까지 영접한 뒤, 환영식장인 호스가즈(Horse Guards) 광장까지 함께 이동한다.

영국 측은 예포 41발 발사와 마차 행진 등을 하며 윤 대통령을 최고 수준으로 환대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영국 의회에서 한영관계 발전 과정을 돌아보고 양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영어로 연설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이 외국 의회에서 영어로 연설하는 건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때 상·하원 합동의회 연설 이후 두 번째다. 연설 이후 윤 대통령은 버킹엄궁에서 열리는 국빈 만찬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영국 방문 셋째 날인 22일 본격적인 경제·과학기술 협력 일정에 돌입한다. 우선 양국 기업인 200여명이 참석하는 ‘한영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첨단산업, 에너지, 금융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주관할 예정이다. 또한 영국 왕립학회가 개최하는 한영 최고과학자 과학기술 미래 포럼을 찾아 양국 과학기술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의 한영 정상회담도 준비됐다. 윤 대통령은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를 찾아 수낵 총리와 디지털·인공지능(AI)을 포함해 사이버안보, 원전, 방산, 바이오, 우주, 반도체, 해상풍력, 청정에너지 등에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양국 간 미래 협력 방향을 담은 ‘한영 어코드(협정)’ 문건을 채택할 예정이다.

지난해 6월 정무·글로벌 공공재·무역과 번영·국방안보·공동가치 등 5개 분야를 공동 대응하는 내용이 담긴 ‘한영 양자 프레임워크’에 이어 이번에 한영 어코드가 채택되면 양국 관계가 새롭게 정립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우리나라가 미국을 제외하고 어코드 형식으로 포괄적 관계 규정 문서를 발표하는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런던금융특구 시장이 주최하는 만찬에 경제사절단과 참석한다. 런던은 미국 뉴욕과 더불어 양대 금융도시인 만큼 이번 만찬을 통해 양국의 금융 협력이 기대된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글로벌 브리튼’이라는 새로운 대외전략을 수립하고, 지난 7월에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협상을 타결하는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10년 만의 국빈 방문을 통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영국과의 경제협력 관계를 한단계 도약시키는 전환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영국 국빈 방문 마지막 날인 23일 ‘처칠 워 룸’ 방문과 국왕과 작별 인사를 끝으로 국빈 방문 일정을 끝내고 곧바로 프랑스 파리로 이동한다.

윤 대통령은 24일까지 1박2일간 파리 주재 각국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를 대상으로 오·만찬 행사와 대한민국 국경일 리셉션을 열고 부산엑스포 막판 유치전을 펼친다. 2030 엑스포 개최지 투표는 오는 28일 파리 현지에서 진행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번 파리 방문에 대해 “윤 대통령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한 우리의 강력한 의지와 준비 상황을 표명하고 막판까지 유치 교섭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실제 현장에서 투표하는 BIE(국제박람회기구) 회원국 대표들을 직접 접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25일 귀국길에 올라 한국시간으로 26일 오전 성남공항에 도착한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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