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제공=대통령실

여권이 김경율 비대위원 ‘사천'(私薦) 논란으로 충돌한 지 이틀 만에 해빙 기류를 형성한 것은 양측 모두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대한 절박함이 그만큼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0%대 중반에 갇힌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과 ‘구원투수’ 한동훈 위원장의 등판에도 요지부동인 중도층 표심에 당과 대통령실의 갈등마저 격화된다면 양측 모두 파국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한 위원장은 23일 윤 대통령과 사천특화시장 화재 현장 방문 이후 서울로 복귀하는 열차에 동승해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특히 ‘윤·한 갈등이 봉합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통령님에 대해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을 갖고 있다”며 “대통령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민생을 챙기고 국민과 이 나라를 잘되게 하겠다는 생각 하나로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보다 더 최선을 다해서 4월 10일에 국민의 선택을 받고, 이 나라와 우리 국민을 더 잘 살게 하는 길을 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함께 서천 시장 화재 현장 점검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함께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이날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다시 손을 맞잡았지만,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논란 및 특검법 출구전략 세우기는 각론에서 이견이 많아 풀어야할 숙제로 보인다. 거친 발언으로 당정 갈등의 단초를 제공한 김 비대위원의 거취 문제를 매듭 짓는 것도 한 위원장의 과제다.

윤 대통령이 나서 김 여사 이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명을 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여전하지만, 대통령실은 이에 대한 결론을 여전히 내리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출입기자 김치찌개 회동 등이 거론됐지만 진행하지 않기로 했고, KBS 등 특정 언론과의 단독 인터뷰 등도 검토 단계에서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경률 위원의 거취도 관심거리다. 여권 일각에서는 김 위원이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빚대는 등으로 이번 갈등의 불을 지핀 만큼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한 위원장은 김 위원의 사퇴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동석한 상경 열차 안에서 김 위원 관련 언급은 없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이야기는 서로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민생 지원과 관련한 얘기를 나눴다”며 “결국 정치는 민생 아니겠나.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이) 민생에 관한 여러 가지 지원책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 건설적인 말씀을 많이 하셨고, 제가 잘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이 예상보다 빨리 봉합되는 모양새에 반사이익을 기대했던 더불어민주당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민주당은 양측 갈등 사태로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정황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법적 조치를 예고한 상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할 말은 하는 모습을 보이며 ‘윤석열 아바타’ 이미지에서 탈피하는 모습이 야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부에서 나온다.

이번 갈등 구도로 부각된 한 위원장의 투사 이미지가 야권이 이번 총선에서 강조하는 정권심판론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걱정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실에 맞서는 한 위원장 모습은 유권자들이 정권견제론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제공=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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