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타임 134분 내내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영화가 베일을 벗었다.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가 뭉친 ‘파묘’ 이야기다.

(왼쪽부터) 배우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장재현 감독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파묘’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작품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 뉴스1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파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장재현 감독, 배우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사바하’, ‘검은 사제들’ 등 오컬트 장르를 이끄는 장재현 감독의 신작이다.

장재현 감독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파묘’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작품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 뉴스1

이날 장재현 감독은 “‘파묘’를 소재로 정한 뒤 풍수지리사 세 분과 시간을 보내고, 땅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이상하게 쇠침이라는 한곳에 모이더라”라며 “그 소재가 중심이면서도 도드라지지 않게,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코로나를 겪고 극장에 대해 고민했다. 사람들이 더 극장에서 재미있게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조금 더 직접적이고 직관적이면서도 화끈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준비 과정에 대해서는 “이장을 수십 번 따라다니면서 과거에 잘못된 뭔가를 꺼내서 그것을 깨끗하게 없애는 정서가 느껴지더라. 내가 살고 있는 땅, 과거를 돌이켜보면 상처와 트라우마가 많다. 그것을 파묘하고 싶었다. 재밌는 영화로 만들고 싶은 욕망이 들끓었다”고 강조했다.

촬영 당시 분위기에 대해서 장 감독은 “배우들이 워낙 베테랑이고 스태프들도 호흡이 잘 맞아서 어려운 장면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좀 다른 방법으로도 찍어보고 여러 선택을 해봤다. 몸은 힘들었지만, 현장에서 배우분들과 재미있게 찍었던 것 같다. 회의도 하고 몇 시간씩 고민하고 대사를 맞추면서 바꿔 찍기도 하면서 여유롭게 작업했다”고 회상했다.

배우 최민식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파묘’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작품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 뉴스1

극 중 최민식은 40년 경력의 베테랑 풍수사 ‘상덕’ 역을 맡았다. 그는 “장재현 감독 때문에 출연을 결정했다. 살면서 알게 모르게 스며든 민속 신앙, 지금은 미신이라고 하지만 평소에 너무 저평가된 게 아닌가 싶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인간과 신의 중간에서 다리를 놓는, 인간이 나약해 질 때마다 매달리는 신이란 존재에 대해 장재현 감독은 끊임없이 애정을 갖고 대하는 것 같더라. 그런 사고방식도 좋지만 영화가 굉장히 세련되고 촘촘히 짠 카펫처럼 매력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직접 경험해본 장감독에 대해서는 “상덕이란 캐릭터가 갖고 있는 가치관, 철학, 이 영화의 메시지도 좋았지만, 장재현 감독의 조감독이라 생각했다. 이 양반의 전반적으로 크랭크인부터 크랭크업까지 영화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궁금했다. 상업적이라고 표현하지 않아도 전달하려는 힘이 느껴져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체력적으로 힘든 점은 없었냐는 물음에는 “저는 곡괭이질과 삽질을 많이 했다. 제대한 지가 30년이 됐는데 오랜만에 원 없이 삽질을 해봤다. 포크레인도 있는데 이걸 왜 삽으로 파나 싶었다”면서도 “사실 너무나 유쾌하고 화합이 잘 되는 현장이었다. 물리적인 피곤함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유해진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파묘’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장의사 ‘영근’ 역의 유해진은 “시나리오가 좋으면 선택하는 편인데 한번도 오컬트라는 장르를 해본 적이 없었다. 우리나라 오컬트의 장인이라고 할 수 있는 장재현 감독님의 연출은 어떨까, 이 시나리오가 읽을 때와 구현이 됐을 때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호기심이 있었다”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현장에서 최민식, 김고은 배우가 고생을 많이 했다. 저는 보는 역할이라 크게 힘들었다고 감히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정말 거대한 도깨비불을 만들어서 촬영했는데, 실제로 넋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고 귀띔했다.

김고은은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 역을 맡았다. 그는 “오컬트 장르를 극장에서 보는 걸 좋아해서 감독님의 전작을 다 봤다. 제가 제안을 받았을 때는 이미 최민식 선배님이 캐스팅된 상태였는데 선배님과 연기 합을 맞출 수 있는 기회가 너무 귀했다”고 출연 배경을 전했다.

배우 김고은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파묘’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 뉴스1

극 중 굿 장면에 대해서는 “감독님과 스태프들의 배려로 카메라 4대로 촬영이 이루어졌다. 하루 안에 끝낼 수 없었던 분량인데 하루 안에 촬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따로 제가 준비한 것은 굿을 할 때 퍼포먼스를 선생님들과 연습한 것이다. 체력적으로는 하루 만에 촬영할 수 있어서 생각했던 것보다는 힘들지 않게 끝낼 수 있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에 유해진은 “김고은이 말은 편하게 하지만 시간 날 때마다 대사를 외우고, 현장에 오는 무속인 분들에게 레슨을 받았다. 내가 저 역할을 한다면 ‘이야 정말 피 말리는 연습을 해야되겠구나. 저 에너지를 어떻게 끌고 오지?’ 걱정의 시선으로 많이 봤던 것 같다”고 김고은을 칭찬했다.

최민식 역시 “전에 제작보고회 때도 말했지만, 저러다 뭔 일 나는 거 아닌가 할 정도로 옆에서 봤을 때 카메라가 4대로 찍었는데 몰입도가 대단했다. 물리적으로 힘든 것보다 배역에 철저히 몰입하고자 하는 배우의 프로페셔널한 느낌들이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극찬했다.

영화 ‘파묘’ 스틸 / ㈜쇼박스
영화 ‘파묘’ 스틸 / ㈜쇼박스

끝으로 장 감독은 “오늘 처음 영화를 공개했다. 의미보다는 재미있고 화끈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극장에서 아무런 선입견 없이 즐겨주시면 좋을 것 같다.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극장에서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영화 ‘파묘’는 오는 22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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