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전경.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오피스텔 분양시장에 닥친 한파가 장기간 지속되며 시행사들이 물건을 소진하기 위해 갖가지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할인분양은 물론, 중도금 무이자·후불제, 낸 계약금을 나중 다시 돌려주는 ‘계약금 페이백’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서울 주요 입지에서 계약금 무이자 대출 상품까지 나와 업계에서 화제다.

12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분양중인 하이앤드 오피스텔 ‘페르니’는 최근 계약금 무이자 대출 프로모션을 시작한다. 여의도동 국회의사당역 인근에 지어지는 ‘페르니’는 전용 27㎡부터 전용 84㎡으로 구성됐으며 이중 전용 50㎡ 이상의 중형 타입이 분양 중이다.

지난달말부터 시작한 해당 프로모션은 추첨을 통해 일부 가구에만 제공된다. 당첨된 수분양자는 계약금 10%는 물론 중도금 50%까지 무이자 대출이 가능하며 사실상 입주예정인 2025년 7월까지 자금이 단 한푼도 필요없는 셈이다.

시행사들이 과감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오피스텔 물량을 털어내는 데는 최근 저조한 오피스텔 거래량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부동산 규제 완화가 아파트에 집중되며 비아파트들을 중심으로 떨어진 거래량은 살아날줄 모르고 있다.

또 오피스텔의 기대수익률은 연 3~5% 수준인데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4%를 웃도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각종 세금 이슈 등이 까다로운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를 안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경기침체 우려와 고금리 여파로 아파트들의 거래까지 끊기면서 비아파트는 더욱 한층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오피스텔 매매는 667건으로 파악됐다. 거래가 활발했던 재작년 10월(1591건), 2020년 10월(1274건)에 비해 확연히 줄어든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금 마저 무이자로 빌려주는 상품은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국내 최고 입지 중 하나인 여의도에서 사실상 신분증만 있으면 오피스텔을 장만할 수 있는 셈”이라면서도 “최근 오피스텔의 저조한 분양실적을 보여주는 씁쓸한 사례”라고 했다.

이처럼 오피스텔 분양이 어려워지자 업계에서는 ‘오피스텔 주택수 제외’ 카드를 정부에 건의하고 나섰다.

대한주택건설협회와 한국부동산개발협회는 최근 ‘소규모 가구 및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방안’을 국토부에 공동 건의했다고 밝혔다. 오피스텔을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해 다주택자 중과세 대상에서 빼자는 것이 골자다. 2020년 8월 지방세법 개정으로 오피스텔이 주택 수에 포함되면서 오피스텔 매입 수요와 공급도 줄고 있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내년에는 경기가 더 안좋다는 소문이 돌면서 시행사들도 미분양 물건들에 대해 다소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현금을 확보하려는 추세”라면서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쓰러지는 회사들이 속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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