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말 고정이하여신 잔액 3009억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리스크 ‘부각’

전북은행(왼쪽)과 광주은행 본점 전경. ⓒ각 사 전북은행(왼쪽)과 광주은행 본점 전경. ⓒ각 사

JB금융그룹 계열사 광주·전북은행이 가계와 기업에 내준 대출에서 부실채권이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다. 다른 지방은행들이 부실채권을 정리하면서 현상 유지 수준을 보인 반면, 이들 은행은 부실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 속 두 은행이 많이 취급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리스크가 부각되는 모습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전북은행 등 5개 지방은행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9278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6.8%(1334억원) 늘었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권에서 부실채권을 구분하는 잣대로 쓰인다. 은행들은 대출채권 상태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로 구분한다. 이중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을 묶어 구분하는 부실채권은 3개월 이상 연체돼 사실상 떼인 돈으로 볼 수 있다.

지방은행들의 불어난 부실채권 중 대부분은 광주·전북은행에서 비롯됐다. 광주은행의 부실채권은 1261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94.3% 급증했다. 전북은행도 1748억원으로 78.2% 증가했다. 반면 대구은행은 3125억원으로, 경남은행은 1503억원으로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부산은행은 1641억원으로 오히려 2.8% 감소했다.

지방은행들이 분기마다 부실채권을 장부에서 지워내며 건전성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 5개 지방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대손상각비는 7327억원으로 1년 전보다 79.8%(3251억원)나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대구은행과 2344억원으로 부산은행은 1577억원으로 각각 92.3%, 84.9% 늘었다. 경남은행도 1032억원으로 17.3% 증가했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도 1252억원, 1122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털어냈는데 1년 전보다 각각 148.9%, 80.7%씩 늘어난 수준이다. 그럼에도 두 은행의 보유 채권에서는 부실화가 더 빠르게 진행된 모습이다.

광주·전북은행이 상대적으로 다른 지방은행보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많이 취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5개 지방은행이 취급한 가계 일반신용대출(잔액 기준) 중 금리 8% 이상의 평균 비중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39.2%로 집계됐다. 광주은행(54.1%)과 전북은행(63.1%)은 이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앞으로도 고금리 상황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2월 이후 현 3.50%인 기준금리를 6차례 연속 동결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는 탓이다. 한은은 올해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 대해 “기준금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충분히 장기간 긴축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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