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울산급 배치-III 호위함 모형./사진 = 한화오션.

한화오션 울산급 배치-III 호위함 모형./사진 = 한화오션.

[한국금융신문 홍윤기 기자] 방산업체로서 순항하고 있던 한화오션이 잠수함 도면 유출 사건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지난해 한화오션은 방산관련 수주전에서 ‘불공정행위 이력 감점'(보안 감점) 페널티 받은 HD현대중공업을 연달아 꺾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사태로 한화오션 역시 보안 감점 페널티 리스크를 떠안게 됐다.

지난해 한화오션의 국내 방산 수주전 연승으로 보안 감점 패널티가 수주전에 미치는 영향력은 입증됐다. 수사 결과에 따른 페널티 부과 여부가 향후 한화오션이 주력하는 방산 사업, 그 중에서도 국내 방산 수주전의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경찰에 따르면 경남경찰청은 전직 대우조선해양 직원 A씨 등 2명을 잠수함 설계 도면을 대만에 유출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A씨 등은 대우조선해양 재직 당시 인도네시아에 수출된 ‘DSME1400′ 설계도면을 빼돌려 컨설팅 B사로 이직 후 대만 측에 이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사는 대만국제조선공사(CSBC)와 손잡고 대만 첫 자국산 방어형 ‘IDS’ 사업에 참여해 관련 기술을 대만측에 유출했다.

지난해 공개된 대만의 첫 자국산 잠수함 ‘하이쿤’ 1번함에는 한국 잠수함 기술이 다수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오션은 즉각 공식입장에서 “해당 건과 관련해 ‘국가핵심기술유출’ 혐의점은 국가정보기관이나 수사기관이 확인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국가핵심기술 보호에는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 국가정보기관 등과 상시적인 공조와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산 기업에게 보안사고로 인한 감점은 향후 방산분야 수주전에서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보안 감점은 현행 방위사업청 ‘방위력개선사업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기준’에 따라 부과된다.

해당 지침의 ‘보안 및 방위산업 기술 유출·침해 사고 발생에 따른 감점 조항’에서는 ‘군사기밀보호법’에 따라, 기술을 빼돌린 주체 뿐만 아니라, 기술 보호조치에 소홀 한 경우에도 감점이 부과되도록 규정해 놨다.

HD현대중공업이 전자에 해당한다. 2020년 9월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직원 9명은 2013~2014년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인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개념설계도와 차기 잠수함 장보고-Ⅲ 관련 설계자료 등 군사기밀 12건을 자사로 빼돌린 혐의에 대한 유죄가 확정돼 보안 감점을 받았다.

한화오션도 수사 결과에 기술 관리 소홀로 감점을 받을 여지가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인도네시아에 수출한 1400톤급 잠수함'DSME1400'. 대만에 설계 도면이 유출된 함종이다./사진 = 방위사업청

대우조선해양이 인도네시아에 수출한 1400톤급 잠수함’DSME1400′. 대만에 설계 도면이 유출된 함종이다./사진 = 방위사업청

페널티의 효과는 대단했다. 지난해 HD현대중공업은 보안 감점으로 인해 방산 입찰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7월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을 누르고 7917억원 규모 울산급 배치-III 5·6번함 건조사업을 따냈다. 한화오션은 최종점수 91.8855점을 받아 총 91.7433점을 받은 HD현대중공업을 불과 0.1422점 차이로 앞섰다.

HD현대중공업은 채점 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술능력평가에서 한화오션을 0.9735점 앞섰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은 2013~2014년 KDDX 개념 설계 유출사건으로 부과된 1.8점 페널티로 인해 한화오션에 우선협상자 자리를 내줬다.

HD현대중공업은 페널티가 과도하다며 울산급 배치3 5·6번함 사업 우선협상자 선정에 대해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확인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기각됐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2월 HD현대중공업과 맞붙은 1조원 규모 3600톤급 잠수함 장보고III 배치-II 3번함 입찰경쟁에서도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한화오션은 올해 초로 예정된 예정된 7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입찰에서도 HD현대중공업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선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홍윤기 기자 ahyk81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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