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원 이하 이자율 10여년來 최고

20% 육박하는 2금융권보다는 낫지만

역대급 비용 부담에 허리 휘는 차주들

이자 부담 이미지. ⓒ연합뉴스 이자 부담 이미지. ⓒ연합뉴스

서민의 급전창구로 이용되는 은행 소액대출 금리가 7%를 넘어서며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다른 2금융권 소액대출 금리는 20%에 육박하는 탓에 은행 차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잔액 기준 예금은행의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 금리는 평균 7.03%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3년 9월 (7.05%) 이후 10년 2개월 만의 최고치다.

소액대출을 이용하고 있던 차주가 부담해야하는 이자는 1년간 계속 불어났다. 2022년 1월만 해도 4.85%로 4%대였던 금리는 같은 해 4월(5.06%) 5%대를 돌파한 이후 10월(6.03%) 6%대를 넘어서고 지난해 10월 7%대까지 뚫었다.

새롭게 소액대출을 받으려는 차주의 상황은 더 나쁘다.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소액대출 금리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7.56%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0.17%p 내려가긴 했지만 전월을 제외하면 2008년 10월(7.69%)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다.

한달 전인 같은 해 10월 기준 소액대출 금리는 7.73%까지 올라 8%대를 위협했다. 이는 2003년 12월(7.92%) 이후 19년 11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일반 신용대출과 비교해도 소액대출 금리는 높은 편이다. 예금은행의 지난해 11월 신규취급액 기준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6.85%, 잔액 기준 금리는 6.44%를 기록했다. 소액대출이 0.5%p 넘게 금리가 비싸다.

은행권 소액대출 금리가 높아진 이유는 급전을 찾는 서민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은 관계자는 “소액대출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서민정책상품도 포함되는데 지난해 10~11월 은행들이 정책 서민대출상품 취급을 늘리면서 신용대출보다 평균 금리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은행권 소액대출 금리가 최근 10여년 간 유래를 찾기 힘들 만큼 고점을 찍었지만, 급전이 필요한 은행 차주들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대출 이자율이 20%에 육박하는 것을 감안하면 울며 겨자먹기로 고금리라도 은행 대출을 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비은행금융기관의 300만원 이하 소액대출 금리는 17.81%다. 같은 해 7월 이후 꾸준히 17%대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은행권뿐 아니라 비은행권 서민 급전 창구에도 수요가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웰컴·페퍼·한국투자·OK·SBI 5대 저축은행의 소액 신용대출 잔액은 688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 이상 불어났다.

정부가 직접 저신용자에게 최대 100만원을 빌려주는 소액생계비대출 역시 잔액이 무섭게 불어나고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 27일 출시된 소액생계비대출은 12월 15일까지 13만2000명에게 915억원 공급됐다.


소액생계비대출은 출시 당시 연 15.9%라는 고금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당장 생활비, 밀린 월세에 100만원도 급한 취약차주들이 몰리며 ‘오픈런’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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