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메디칼 CI

▲세종메디칼 CI

세종메디칼이 카나리아바이오에 대한 투자로 약 400억원가량의 손실을 확정했다. 카나리아바이오의 완전자본잠식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 투자자들이 손실을 감수하며 투자금을 회수하는 모양새다.

◇ 세종메디칼, 카나리아바이오에 500억원 투자해 400억원 손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세종메디칼은 보유 중이던 카나리아바이오 주식 273만3760주 전량을 33억5705만원에 처분했다.

거래는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거래 상대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지분 거래의 주당 가격은 1228원으로 거래가 이뤄진 20일 종가보다 낮다.

세종메디칼은 한때 카나리아바이오의 지분 11.7%를 보유한 2대 주주였다.

지난 2022년 7월 세종메디칼의 경영권을 카나리아바이오의 최대주주인 카나리아바이오엠이 인수한 뒤 그해 10월 세종메디칼이 카나리아바이오에 대한 투자를 집행하면서 이뤄진 구조다.

이는 일종의 무자본 M&A로 세종메디칼은 이 과정에서 카나리아바이오에 약 5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지난해 연말 기준 세종메디칼은 카나리아바이오 주식 728만8275주를 보유 중이었다.

하지만 모든 지분 손실을 감수하고 전량 처분한 것이다. 세종메디칼은 지난 1월 19일부터 카나리아바이오의 지분을 시장에 내다 팔기 시작했다. 장내매도와 블록딜 등의 형태로 지분을 전부 팔아 약 100억원을 회수했다.

카나리아바이오 CI

▲카나리아바이오 CI

◇ 오레고보맙 임상 중단 권고…주요 투자자 \’엑소더스\’

세종메디칼의 \’손절\’은 카나리아바이오의 주요 무형자산인 난소암 치료제 오레고보맙의 임상 중단 권고가 계기가 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월 17일 카나리아바이오는 데이터안전성모니터링위원회(DSMB)로부터 오레고보맙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중단하라는 권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카나리아바이오 입장에서 주요 자산인 오레고보맙에 대한 대규모 손상차손으로 완전자본잠식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카나리아바이오의 무형자산 규모는 1593억원으로 대부분이 오레고보맙에 대한 가치인데 이를 손상차손 처리하면 올해 이익결손금 규모가 42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카나리아바이오의 자본총계는 481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일부 교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주식으로 바뀌었지만 자본총계 증가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임상 중단 권고 공시 이후 이틀 뒤부터 세종메디칼은 장내에서 카나리아바이오의 지분을 매도하기 시작했다. 결국 카나리아바이오의 임상 실패가 세종메디칼의 매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카나리아바이오의 최대주주이자 세종메디칼의 최대주주기도 한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최근 K-OTC 등록까지 해제되는 등 악재가 이어지는 중이다.

카나리아바이오의 대한 손절을 단행하는 투자자는 세종메디칼뿐만이 아니다.

최근 최대주주 카나리아바이오엠의 특수관계인인 오티씨바이오글로벌과 윤부혁 헬릭스미스 대표, 한도 오큐피바이오 감사(전 홈캐스트 사외이사) 등이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카나리아바이오 소액주주연대가 준비 중인 탄원서.

▲카나리아바이오 소액주주연대가 준비 중인 탄원서.

◇ 개인주주들은 “주가조작 엄벌” 탄원서 준비

카나리아바이오가 위기에 빠지면서 최근 회사의 일반 투자자들도 집단행동에 나설 분위기다. 최근 카나리아바이오는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ACT)를 통해 의결권 4.50%를 모았다.

주주연대는 최근에는 카나리아바이오 등의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회사 경영진을 엄벌에 처해달라는 탄원서를 준비하는 한편 회사 측과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시도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세종메디칼의 카나리아바이오 투자는 큰 손실로 마무리됐지만 아직 회사 정상화를 기대하는 개인 주주들이 많다”며 “감사보고서 통과가 1차 관문인데 오레고보맙에 대한 손상차손이 불가피해 자본잠식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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