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손실 배상, 주주환원에 영향 제한적

증권株, ‘밸류업’ 실망 자금조달 위축 부각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융주 우상향 유효

은행주가 이달 증권·보험주와 비교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은행주가 이달 증권·보험주와 비교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은행주가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에도 보험·증권주 대비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배상 이슈보다 주주환원 기대감이 투심을 자극하고 있단 관측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지수’는 이 달(3.4~15) 들어 9.82%(780.48→857.14) 오르면서 거래소(KRX) 업종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금융업 내 여타 업종지수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KRX 보험지수’ 상승률은 4.07%(1917.88→2039.10)로 은행지수와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KRX 증권지수’의 경우, 오히려 0.95%(759.63→752.40) 하락했다.

개별 종목으로도 강세가 확인된다. KB금융은 이달에만 20.00%(6만3500→7만6500원) 급등했고 신한지주도 13.89%(4만3550→4만9600원) 올랐다.

최근 금융당국이 홍콩 ELS 분쟁조정기준을 발표하며 대규모 손실 배상 우려가 제기된 점을 고려하면 예상 외 흐름이다.

분쟁조정기준안을 살펴보면 금융사는 적합성 원칙 및 설명의무 준수 여부와 부당권유 금지 등 판매원칙에 따른 불완전판매 위반 여부 등을 따져 각 사별로 기본 배상비율 20∼40%를 적용 받는다. 여기에 내부통제 부실 여부에 따라 은행은 10%포인트, 증권사는 5%포인트가 가중된다.

업계는 단순히 투자자 손실률 50%, 손실 배상비율 40%를 가정해 은행별 상반기 예상 배상액을 KB국민은행 1조원, 신한은행 3000억원, 하나은행 1500억원, 우리은행 5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 배상 규모는 각 사별 구체적인 배상안과 ELS 투자자의 수용 여부 등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ELS 손실 배상안이 확정되면 예상 손실 규모가 구체화될 전망인 가운데 2024년 비경상 손실 요인 발생과 자본비율 하락이 불가피하단 의견이 우세하다.

증권사들은 배상규모가 작은 규모가 아님에도 은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ELS 손실 배상이 자본비율과 주주환원에 영향이 크지 않을 뿐더러 지난해부터 이슈가 됐던 만큼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배상으로 2024년 이익이나 자본비율이 2023년보다 크게 악화되는 게 아니라면 각 사별 주주환원 규모가 2023년 보다 감소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3월 금융업지수 변동률. ⓒ데일리안 황인욱 기자 3월 금융업지수 변동률. ⓒ데일리안 황인욱 기자

금융업권 내에서 증권과 보험주의 상대적 부진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발표 이후 구체안에 대한 실망감이 은행주 대비 크게 반영된 결과 풀이된다.


실제로 올 들어 2월 말까지 ‘KRX 보험지수’와 ‘KRX 증권지수’ 상승률은 각각 17.31%(1634.85→1917.88), 15.34%(658.62→759.63)로 ‘KRX 은행지수’ 상승률 14.23%(683.24→780.48)를 웃돌았다.

증권주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리스크에 더해 홍콩 ELS 배상안 발표로 자금조달 위축 우려가 부각된 여파까지 더해졌단 평가다.

다만 전문가들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지속성을 가지고 추진되는 정책인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은행 뿐 아니라 증권과 보험을 포함한 금융주 전반이 우상향을 보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본질은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개선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와 거기서 파생되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라며 “KB금융·신한·하나금융지주와 증권 커버리지 5개사의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증권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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