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승리에 한국형 IRA 제정 등 탄소감축 주목

한전기술 2거래일간 11%대 급락…풍력주 반등

전기차·반도체 주요종목 담은 지수 4거래일만에↑

ⓒ픽사베이 ⓒ픽사베이

제 22대 국회에서도 여소야대 국면이 지속되면서 주식시장의 업종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하는 원전 활성화와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에 제동이 걸린 만큼 원전·건설업종에 먹구름이 드리운 반면 야당이 지원 공약으로 내세운 전기차·반도체 분야는 정책 수혜 기대감이 커진 형국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치러진 22대 총선 결과 야권이 압승을 거두면서 정책 변화가 예상되는 업종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우선 에너지 정책에 있어 여야의 마찰이 예상된다. 여야 모두 기후 위기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여당은 ‘원전’, 야당은 ‘재생에너지’를 각각 해법으로 주장하고 있어서다.

국민의힘 기후 공약은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균형 있는 확충으로 저탄소 전환을 촉진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어 원자력에 우호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 대전환으로 ‘RE100(재생에너지 100%) 시대’를 열겠다는 입장으로 차별점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정책의 방향성은 최근 주가 흐름에도 반영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 원전주인 한전기술은 연초 이후 총선 본투표를 이틀 앞둔 지난 8일까지(1월2일~4월9일) 종가 기준 2.97%(6만4000→6만5900원) 올랐지만 본투표를 하루 앞둔 9일부터 전날까지 2거래일간 11.23%(6만5900→5만8500원) 급락했다.

풍력 에너지 관련주인 씨에스베어링이 연초 이후 지난 8일까지 26.15%(1만900→8050원) 내려앉았지만 이후 2거래일간 3.60%(8050→8340원) 반등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부가 주택·건설 경기 회복을 위해 내놓은 부동산 정책들의 불확실성도 지속되면서 관련주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전기술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 관련 27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건설 지수’는 전날 0.94% 내린 644.78로 마감했는데 이는 5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정부가 내놓은 재개발·재건축 안전진단 완화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폐지 등 주요 정책들은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는 법 개정 사안으로 야당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난관이 예상된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전면 폐지하자는 입장이고 이를 폐지하려면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을 국회에서 개정해야 한다”며 “현재 총선 결과로만 보면 불가능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22대 총선 본투표가 진행된 지난 10일 서울 중구 청구초등학교 야구부 실내체육관에서 한 시민이 투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22대 총선 본투표가 진행된 지난 10일 서울 중구 청구초등학교 야구부 실내체육관에서 한 시민이 투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반대로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으로는 전기차와 배터리, 반도체 분야가 꼽힌다.

이같은 전망에 힘입어 전날 국내 주요 2차전지 종목 10개로 구성된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0.04% 오른 4557.95에, 국내 대표 반도체 종목 15개를 담은 ‘KRX 반도체 Top 15 지수’는 2.14% 상승한 2841.80에 마감하며 4거래일 만에 나란히 반등했다.

민주당은 총선 공약에서 탄소 감축·교통비 절감을 위해 반값 전기차 공급과 친환경 연료 택시 지원 정책들을 제시한 바 있다. 또 배터리를 별도 구매하는 방식으로 전기차의 초기구입 부담을 줄이고 배터리유통공사(가칭)를 설치해 다양한 배터리 상품을 대여할 계획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당시 추진하던 탄소 감축 드라이브를 재차 공약했고 탄소중립산업법(한국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제정 등이 이에 해당된다”면서 “한국형 IRA 제정 시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그린수소 등에 대한 지원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는 여야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총선 공약을 통해 신규 반도체 시설 투자에 대한 보조금 지급 추진 등을 제시하면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혁신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민주당 역시 종합반도체 생태계 허브 구축을 위한 시스템반도체 및 첨단패키징 지원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특히 올해 국내 산업을 대표하는 반도체 수출 증가로 산업 전반의 활력이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여야 모두 한목소리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반도체 수출 호조를 언급하며 반도체에 대한 과감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호조로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용 장비 생산 증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반도체는 생산과 출하 증가세와 함께 재고도 감소하고 있어 반도체가 이끄는 수출 및 제조업 경기 개선 흐름은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