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침체기·경영진 교체 영향도

경영 비용 효율화 기조에 반도체 투자 무게

SK스퀘어 본사 T타워 ⓒSK스퀘어 SK스퀘어 본사 T타워 ⓒSK스퀘어

SK스퀘어에서 블록체인 사업·투자를 담당하던 조직이 사실상 기능을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블록체인 투자보다 반도체 등 다른 사업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데일리안 취재에 따르면 SK스퀘어 내 블록체인 사업 및 투자를 담당하던 태스크포스(TF)가 기존과 같이 운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TF는 새로운 업무를 위해 조직 내에서 따로 구성되는 임시조직을 의미한다.

그동안 SK스퀘어는 블록체인과 반도체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판단해 투자에 임했다. 특히 블록체인 TF를 꾸려 SK ICT 계열사들과 블록체인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한 연구에 돌입하기도 했다. 다만 계속된 가상자산 침체기 등으로 블록체인 산업 투자에 한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SK스퀘어는 지난 2022년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블록체인과 반도체 분야 투자에 중점을 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3년간 2조원 이상의 투자 재원을 확보해 해당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박정호 SK스퀘어 대표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반도체와 블록체인 등에 투자해 SK스퀘어 기업가치 증대의 원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구상은 투자로 이어졌다. SK스퀘어 출범 후 1호 투자로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을 선택했다. 2022년 11월 약 900억원을 투자해 코빗 지분 35%를 확보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다만 가상자산 침체기가 이어지면서 불확실한 시장 상황이 계속되자 SK스퀘어의 블록체인 투자 및 로드맵에도 변경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관련 규제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으면서 해당 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되자 SK스퀘어도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SK스퀘어가 코빗 지분 매각을 위해 인수 대상자를 찾는다는 이야기까지 돌았다.

블록체인 투자에 적극적이었던 경영진도 교체됐다. 당시 블록체인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던 박정호 SK스퀘어 대표는 2022년 12월 사임했다. 박성하 신임대표가 자리를 이어받아 지금까지 SK스퀘어를 이끌고 있다. 이후 그동안 사내이사를 지내온 박정호 전 SK스퀘어 대표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SK스퀘어를 떠나게 됐다.

현재 SK스퀘어는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판단해 해당 분야에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SK스퀘어는 NH투자증권 반도체 담당 연구원 출신 도현수 상무를 영입했다. 도 상무는 카이스트 전산학과를 졸업한 후 SK하이닉스에서 D램 개발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SK스퀘어에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과 반도체 산업에서 투자처를 발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작년 말 인사로 SK스퀘어에서 물러났고, 현재 SK스퀘어 그룹 기조도 경영 비용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공격적인 투자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쓸 수 있는 재원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던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분야보다는 반도체 투자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스퀘어 관계자는 “블록체인 담당 TF팀이 해체했는지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며 “다만 웹3와 블록체인 영역은 미래 투자 일환으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